매거진 번뜩

나도 모르게, 느끼고 싶었던 우월감.

위선 떨지 말고, 그냥 입 닫고 들어줍시다.

by 우너빈

백수라 걱정해 주는 사람들아. 라고 발행했던 글이 있습니다. 나름 일침을 가한다며 발행한 글.

혼자서 열심히 거울보고 쉐도우 복싱했던 글.


자아성찰을 해볼까요. 과연 나는 그런 적이 없었나? 가슴에 손을 얹고 그런 적 없었나?


내 지인이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면, 걱정과 위로를 전하지만 속으로는.. 글쎄요. 정말 진정으로 가슴 아파하며 걱정과 위로를 한 걸까요?


그래도 나는 저런 일이 없으니, 다행이다. 아직은 내가 그래도 쟤보다는 괜찮게 살고 있다.

따위의 생각을, 사람이라면 하게 됩니다. 동시에 난 쓰레기인가 라는 죄책감을 느낄 수도 있고요.


저도 예전을 돌이켜보면, 저랬던 적이 있습니다.

겉으로는 '어휴', '어떻게 하냐', '힘내 인마'.


괜스레 내가 그래도 저 사람보다는 잘 살고 있다는 상대적 우월감 비슷한 감정을 느끼기도 하고.

잘못된 거 아닙니다. 본능적으로 이렇답니다. 제 의견이 아니고요. 전문가들이요. 원래 그런 거랍니다.


지금은 조금 달라졌습니다. 흔해빠진 위로랍시고, 이런저런 말을 흘리질 않습니다. 그냥 들어줍니다. 뭐라 하든 그저 침묵하며 들어줍니다. 힘든 일이 생긴 상대방은 할 말이 많겠죠. 그저 들어주기만 해도 위로가 될 겁니다.


나름 죄책감을 피할 수도 있는 방법이며, 진중한 녀석이다라는 이미지도 심어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어요.


친구 녀석 중에 주식을 하던 녀석. 아파트 분양을 받고 대출이 있었어요. 대출을 꽤나 많이 했고, 그 빚을 갚고자 나름 열심히 살던 친구. 평소엔 적은 금액으로 주식투자를 하더만. 코로나 시절, 주식이 꽤나 오르던 그때. 는 눈팅만 하더니. 내림세로 돌아서니, 그제서야 들어갑니다.


평소 하던 금액보다 더 많이 돈을 챙겨 들고. 물론, 60프로를 날렸습니다. 1억을 투자해 4천만 원을 남겼으니 주식투자로는 '대실패'를 한셈이죠. 힘들어하는 녀석을 달래준답시고 술을 한잔 기울입니다.


나 : 어쩌냐 인마. 어휴. 그럼 그 돈은 대출받은 거야?

그 : 그렇지. 내가 1억이 어딨냐. 조금 모은 돈이랑 신용대출에 마이너스통장 조금 썼지.

나 : 어휴... 기운 내 인마.

그 : 기운이 나겠냐..... 후...

나 : 이제 와서 어쩌겠어. 이미 일은 벌어졌는데. 일단 좋은 생각만 하고. 재수 씨한테는 꼭 말해.

그 : 그러게 말이다. 이걸 어떻게 말하냐 그래.. 어휴...

나 : 힘들겠지만, 결국 다 지나갈 거야. 힘내자 인마. 잘 될 거야.


저런 말을 하며 소름 돋게도 무슨 생각을 한지 아세요? 옆 테이블에 제육볶음이 나온 걸 보며, 내일 점심은 제육을 먹을까?라는 생각이 스쳐 지났습니다. 술집 벽에 붙어있는 시계를 보며, 막차시간 맞춰 나가야 하는데.

따위의 생각도 스쳐갑니다.


위로한답시고 불러놓고선, 말은 저리 하면서 머릿속으로는 다른 생각이 스칩니다.

그 친구가 알면 참 실망할 거 같습니다.


저 날, 집으로 와 샤워를 하면서 내가 이랬구나를 다시 상기하며, 죄책감을 느끼고.

앞으로는 그냥 입 닫고 듣기만 해야겠다고 다짐했죠.

뭐.... 저만 이런 건가요?(아니라 해주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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