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번뜩
실행
신고
라이킷
29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우너빈
Jan 07. 2024
재수없는 횡단보도.
또 너냐?
오늘아침에도 있었던 일입니다. 백수가 되고 나니 아침마다 아메리카노 사러 나가는 것도 일입니다. 잠도 덜 깬 상태에서 옷을 주섬주섬 입고 집 앞 커피전문점으로 향합니다. 횡단보도를 두 번 건너야 하는 그 커피집.
"이번에도? 또냐? 진심이냐? 실화냐?"
이렇게 혼잣말을 하면서 한 곳을 응시하며 걷습니다. 횡단보도가 저 멀찍이 보이네요.
네, 오늘 아침 횡단보도에서도 여지없습니다. 횡단보도 앞에 설 때쯤이면 초록불 남은 시간은 8초가량.
대체 왜.. 횡단보도 도착 약 10미터 전이면 초록불로 바뀌는 걸까요. 생각해 보면 꽤나 오래전부터 이런 거 같아요. 의식하기 시작한 건 대략 4년쯤 되었고요. 운전을 할 때도 그럽니다. 내 앞에 2개 정도의 차에서 항상 끊깁니다.
횡단보도는 그 확률이 더 어마어마합니다. 지난주에는 심지어 얼마나 자주 이런일이 발생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널 때마다 그 수를 헤아려 보았습니다.
지난 한 주간 건넜던 횡단보도는 총 38번.
그중에 오늘아침처럼 건너기에 애매한 부근에서 초록불로 바뀐 게 29번.
서서 일정시간이상 초록불을 기다린 적이 7번.
나머지 2번은 횡단보도에 도착 후 수 초이내에 초록불로 바뀌었고요.
76%의 확률로 재수없는 상황이 발생하더군요.
뛰면 되지 않냐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뭐랄까.. 횡단보도 따위를 건너겠다고 두 다리를 뛰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ㅋㅋ)
1년 전쯤엔 나름 현상에 대한 결론을 내었습니다.
"난 그저 재수가 없는 인간이구나."
라고 말이죠.
원하는 것은 언제나 다가간 만큼 더욱 뒤로 물러납니다. 나 같이 재수 없는 인간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간절히 원하고 또 원하면 된다고 하던데, 그렇다고 횡단보도를 제발 한 번에 건널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할 수는 없잖습니까. 하하.
오히려 지금은 횡단보도를 건너야 할 일이 생기면 기대가 됩니다.
과연, 이번 횡단보도는 나에게 길을 열어줄 것인가, 나를 일시정지 하게 만들 것인가.
좋게 봅시다.
잠시 멈춰 숨 좀 돌리고 가라는 신호일지도.
지금은 잠시 멈출 때가 아니라 나아가야 한다는 신호일지도.
그 어느 것이든 긍정의 신호로 받아들입시다!!
keyword
일상에세이
인생
확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