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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ire Sep 16. 2020

기획자의 업무 허와 실

기획자의 업무는 그리 멋지지 않아요.

알 수 없다. 갑자기 기획자란 직업이 뜨고 있다 한다.

PM이나 PO로 부르기도 하던데, 호칭만 영어로 바뀌었을 뿐인데 괜히 있어 보이는 게 아닌가 싶다.


5년 전만 해도 '기획자라는 직업은 IT에서 곧 없어질 것이다. 디자이너나 개발자가 기획까지 하게 될 것이다.'라는 얘기가 많이 있었다. 그래서 기획하는 선배와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지 그런 얘기를 많이 했었다. 선배는 그때 이미 개발 공부를 하고 있어서, 나에게 개발 공부해야 한다고 했지만 그때는 꼭 개발까지 공부해야 하나 싶었다. 결국 지금처럼 공부할 거였으면, 그때 시작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갑자기 기획자 포지션에 수요가 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기획자 강좌가 생기질 않나 최근에는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IT 관련 수업을 만들다 만들다 실무자 업무대로 과목을 만들다 보니 기획자 강의까지 나온 것 같다는 합리적 의심을 해본다.


한 가지 의문은 기획자를 4주 강좌에서 어떻게 교육해서 양성한다는 것인지 도통 이해가 가질 않는다는 것이다. 툴을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인지, 퍼소나 같은 개념을 가르치는 것인지... 예전에 관련 강좌를 들어 봤을 때는 비싸기만 하고 실무에 적용할 만한 부분은 없었던 것 같다.


기획자라는 직업이 뜨고 있으니, 실제 업무 과정의 허와 실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한다.


1. 기획자는 요구사항을 듣는 사람이다.

보통 책에서는 유관 부서에서 요구사항을 듣는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경영진에게서 요구사항이 들어온다. 유관 부서의 요청은 업무편의를 위한 요청인 경우가 많아서, 작업하기에 어렵지는 않다. 우선순위의 문제일 뿐.


진짜 문제는 경영진이 주는 요구사항이다. 한 마디로 추상적이다. 본인도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하지만 '기획자가 알아서 풀어서 매출도 잘 나오도록 해줬으면 좋겠다.'라는 맥락이다. 

램프의 지니에게 소원을 비는 느낌이랄까. 

기획자하실 분들은 잘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런 뜬구름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스트레스를 받는 편인가 아닌가 생각해보아야 한다.


나는 대표들의 추상적인 요구는 '그럴 수 있지.' 라며 이해하는 편인데, 같은 얘기를 3번 이상 반복해서 들으면 지친다. 제일 힘든 건 의견에 동조하라는 건데, '우리를 고객을 감동시켜야 해요. 그렇죠?!?!'라는 이야기가 제일 어이가 없었다.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하라는 건지 얘기해주면 좋겠다. 감동... 이런 키워드로 가면, 그날 정신력은 이야기 듣다 모두 소모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2. 기획자의 업무는 항상 개발보다 쉽다고 치부된다.

대표들의 소원을 듣고, 구체화시키고 개발자들과 열심히 개발하여 론칭을 하여도 기획자의 업무는 개발보다 쉽다고 한다. 허허허... 그냥 웃지요.

그래서 자잘한 업무가 계속 쌓인다. 기능 만든걸 어디에 공유하고 발표하고, 문서화를 하고 매뉴얼을 쓰고... 언제까지? 내일까지!

이럴 때는 어떻게 할까요?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하루 이틀이 아니어서.


결론은 기획자 되실 분은 다시 생각하고, 또다시 생각해보세요. 이 길 말고도 다른 직업도 많잖아요. (농담 반 진담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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