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중에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잠시 망설이다 전화를 받았더니, 내 보험을 새로 담당하게 된 보험 설계사라며 한 번 만나자고 했다. 설계사 변경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서 귀찮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예전에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고객님, 보험도 10년쯤 지나면 리모델링을 하셔야 할 거에요."
사실, 최근에 보험 어플을 보면서 가격 대비 보장이 약해 빼고 싶던 항목이 있었는데, 어플로는 수정이 불가능해 고민만 하던 참이었다.
"네, 한 번 만나시죠. 저도 요청드릴 게 있어요."
새로운 설계사는 부족한 보장 항목과 삭제해도 괜찮을 것 같은 4가지 항목을 정리해 왔다.그리고 기존 보험을 해지하고 새로운 보험으로 바꾸라고 설득했다.
나 역시 생각해 둔 게 있었기에, 기존 항목 중 가격 대비 효율이 떨어지는 입원 보장 2개 항목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런 작업은 보험사 어플에서 가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6가지 항목 중 삭제 여부를 결정해야 했는데, 설계사가 계속해서 기존 보험을 해지하라고 설득하는 바람에 신뢰가 가지 않았다. 내 입장에서 수수료와 관계없이 솔직한 조언을 줄 사람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예전에 가입해 둔 "시그널플래너" 서비스가 떠올랐다.
시그널플래너 어플
어플을 다시 설치하고, 카카오톡 상담 예약을 진행했다. 예약 시간에 시그널플래너의 설계사에게서 연락이 왔고, 내 기존 보험을 점검해 주며 질문에 답해주었다.
"현재 고객님의 보험이 잘 가입되어 있으니 유지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입원 일당 특약만 삭제해도 보험료는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삭제하려던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없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또, 자잘한 특약에 대해서도 유지 여부를 물어볼 수 있었고, 새 보험 가입을 강요하지 않으셔서 마음이 편했다. 결국 기존 보험을 유지하면서 6개 항목을 삭제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보험료 부담을 줄이고, 오래 고민하던 부분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사용자가 설치 후 기존 보험을 분석하고, 필요할 때만 어플을 사용하는 긴 주기의 서비스는 기업 입장에선 운영이 쉽지 않을 텐데, 시그널플래너는 이를 잘 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비스 기획자로서, 이렇게 투자가 어려운 시기에도 사용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대단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