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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대학의 진실

by 버팀목

경찰대학을 입학하는 친구들은 정말 뛰어난 아이들입니다.


더 좋은 길을 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쥐꼬리만 한 월급을 각오하고 공무원이 되려는 친구들이거든요.


그런데 저는 경찰대학에 들어오는 친구들이 너무 불쌍합니다. 학교를 다니면 국가폭력에 길들여지거든요.


사실, 똘똘한 친구들은 들어와서 몇 개월 있다가 다 나갑니다. 누가 봐도 이건 학교가 아니거든요.


선택은 자유입니다. 그러나 그 선택을 할 때 진실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모든 경찰대학 입학생들은 허위의 정보를 토대로 입학을 합니다. 특히, 경찰대학은 대학순위 평가에도 들어가지 않아 교수들의 실력도 검증할 수가 없어요. 교수들이 논문을 안 써도 평생 먹고 산다는 뜻입니다.


저는 경찰대학을 졸업했고 경찰대학 교수를 마지막으로 퇴직을 했습니다. 전혀 바뀐 것이 없다고 단언합니다.


일단, 경찰학과 교수들은 대부분 석사 학위자들이에요. 웃기지 않나요? 우리 경찰에는 정말 좋은 인재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박사를 안 뽑아요. 경찰학과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놈이 단지 석사라는 이유로 늘 자기보다 역량이 떨어지는 사람들을 뽑습니다. 이기적인 유전자죠.




경기도 용인에 있을 때만 해도 나름대로 서울에 있는 유명한 교수님들이 출강을 왔어요. 그분들의 사명은 폭력경찰이 되지 않도록 나름 봉사를 하러 오신 거죠.


그런데 학생들은 훈련에 지쳐 외부교수들이 올 때마다 꿀잠을 청합니다. 그런 모습을 본 석학들은 경찰대학에 미래가 없다는 것을 알고 다음부터는 출강을 안 하십니다.


사실 경찰대학에는 300여 명이 넘는 직원들이 있는데 모두 경찰대학장을 모시기 위해 존재한다고 보시면 돼요.


커리큘럼도 경찰관이 설계를 하고 해외대학과의 교류도 경찰관이 합니다.


또한 경찰대학장으로 오는 치안정감은 대부분 마지막 정년을 채우기 위해 오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학교에 전혀 관심이 없고요. 정권이 바뀔 때쯤이면 자신도 서울경찰청장이나 경찰청장으로 승진하는 것을 꿈꾸며 외부활동을 합니다.


이상하지 않나요? 심지어 감사담당관도 외부 감사원 출신을 뽑기도 하는데 고등교육기관이라는 곳의 학장이 경찰관이라는 사실!!!


경찰에는 경찰대학, 중앙경찰학교, 경찰수사연수원, 경찰인재개발원이 있어요. 그런데 경찰 고위직들은 교육에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이런데로 가는 지휘관들은 대부분 좌천되어 가는 것이고 교육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어서 만년이 지나도 발전할 수가 없어요.


저는 경찰이라는 업무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그 일에 투신한 젊은이들을 응원합니다.


그러려면 교육기관부터 잘해야겠죠.


중앙경찰학교의 6개월은 석사학위 커리큘럼 2개는 소화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대학원을 졸업하고 왔거나 좋은 대학을 나오고 중앙경찰학교를 입교한 경찰관들은 백이면 백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전혀 배울 게 없어요"라고


왜 그럴까요? 어떤 미친 경찰관이 어떤 훌륭한 경찰관이 충주까지 내려가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겠습니까?


경찰대학은 없어져야 맞습니다. 그 사명을 다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경찰을 망쳐놨어요. 순경부터 들어온 사람들이 겪은 고초와 어려움에 대해서 경찰대학생들은 죽었다가 다시 깨어나도 알지 못하거든요.


부디 경찰대학을 시민에게 돌려주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제발 교수를 뽑을 때 훌륭하고 똑똑한 박사들을 뽑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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