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용기내어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하고 작가의 서랍장을 무심코 열어보니 2016.8.23.에 써 두고 방치된 글이 있었다.
2016년이면 내가 케냐 한국대사관에서 영사로 근무할 때니 아마 후배에게 뭔가 하소연을 했을테고 후배는 나에게 브런치에 글을 써 보면 생각이 정리가 될 것이라면서 위로했을 것이다.
글쓰기 훈련
- 다시시작하는
by 이관희 Aug 23.2016
오늘 후배에게서 글을 써보라는 충고를 받았다.
어려서 글을 쓰는 것은 생각을 정리하는 훈련이 아니었고 학교에서 내어준 의무를 다하는 느낌이 들어 목적없는 글을 써본 적은 없었고 20년차 공무원에게 글은 일의 종류일 뿐이었다.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많아지고 내 생각을 정리해 보고 싶은 맘에 페이스북 같은 서비스에 기대어 봤지만 글에 달리는 댓글과 수시로 뿅뿅대는 알림 때문에 오히려 부산스러워졌다.
언젠가부터 내 글에는 비문이 많다는 지적을 받는다. 말하는 것보다 글이 오히려 논리적이지 못할 때가 많아진다.
일기를 쓰는 것을 숙제쯤으로만 생각했던 결과가 수십 년 후에까지 미치게 될 줄은 예상도 못했다.
그나마 지금 깨닫게 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다시 글쓰기를 해보려 한다.
생각을 정리하고 정리된 글이 더 깊은 생각을 하게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서랍장의 방치된 글을 읽고 나서 난 여전히 우유부단한 사람이란 걸 깨닫는다.
'그 때나 지금이나 주저주저하는 나는 참으로 변한게 없구나'
'아! 처음이 아니었구나 뭔가를 시도하려다가 망설인게'
'그때도 도전인가를 하려고 했으나 멈추었구나'
경찰대학에서의 4년, 경찰공무원으로 24년, 총 28년 간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받는 삶을 살았다. SNS에 기대어 뭔가를 비판이라도 하면 어김없이 선배, 동료로부터 글을 내리라는 압박을 받아 왔다.
회의 중 상사의 말이 말인지 방구인지 알 수 없었어도 습관처럼 고개를 끄덕이면서 살아왔다.
다시 글쓰기를 통해서 내가 진정으로 자유로운 몸이 된 것인지 증명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