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더, 피도 눈물도 없는

누군가는 역사 속으로, 누군가는 역사 속에서

by woorisee

영화 제목 : 파운더(2017.4.20개봉)

장르 : 드라마


파운더 (Founder)

말 그대로 '설립자' 를 뜻하는 단어이다.


맥도날드의 설립 스토리를 다룬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여 더욱 흥미를 이끈다.


영화는 밀크셰이크 믹서기를 팔며 전국을 돌아다니는 세일즈멘, 레이 크룩의 모습으로 시작하는데, 생계를 위해 굴욕과 민망함을 감수하는 그의 모습은 절박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러던 어느날 그에게 무려 6대, 아니 8대의 밀크셰이크 믹서기 주문이 들어오게 되고... 그것이 모든 사건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돌이켜보았을 때 좋은 역사, 혹은 나쁜 역사 모두 그 시작은 아주 사소하고도 우연한 계기였던 경우가 많지 않은가.


주문을 한 곳은 '딕 맥도날드' 와 '맥 맥도날드' 형제가 운영하는 햄버거 가게.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가게의 모습에 크룩은 넋을 잃게 된다.


자리를 잡지 않아도, 포크와 나이프가 없어도 즐길 수 있는 음식.

주문과 동시에 빠르게 나오는 햄버거는 차 안에서도, 공원 벤치에서도 훌륭한 식사가 되어 주는 것이다.


대부분 식당에서 어느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식사의 통념이었기에, 이는 '식사'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아이디어였다.


특히 그의 관심을 끈 것은 마치 군무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스피디 시스템'이었다.


지금의 패스트푸드점 시스템과 놀랍도록 유사한 스피디 시스템은 패티를 굽는 사람, 소스를 뿌리는 사람, 음료를 만드는 사람의 업무 및 동선 분담을 효율화하여 최대한의 생산성을 보장하는 것이었다.


영화에서는 딕과 맥이 동선의 효율성을 위해 테니스코트를 주방처럼 꾸며놓고 수 없이 연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혁신이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닌, 치열한 고민과 노력의 산물임을 알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러한 모습에 '대박'을 직감한 크룩은 오랜 설득 끝에 '맥도날드'라는 이름을 걸고 프렌차이즈 사업을 시작한다.


맥도날드 형제 사무실에 걸려있던 '골든 브릿지(현재 맥도날드 로고의 시초)' 의 영광을 꿈꾸며 말이다.


초기 맥도날드 매장의 모습


영화 초반, 크룩은 맥도날드 형제의 사업에 날개를 달아줄 구원자처럼 보인다.


그들의 가치를 알아보고, 이를 확장시키려 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크룩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욕망을 드러내면서 맥도날드 형제와 갈등을 빚게 되고, '비즈니스'의 탈을 쓴 '자본주의'의 추한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게 된다.


이는 '밀크셰이크' 에 대한 그들의 입장 차이로 드러나게 된다.

실제 아이스크림이 아닌 분말 형태의 밀크셰이크 파우더가 발명되고, 냉동고 유지 비용에 고민하던 크룩은 이 분말 셰이크로 비용 절감을 할 것을 주장한다.

맥도날드 형제에게 '진짜 밀크셰이크'가 아닌 분말 셰이크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음은 분명한 일이다.


아마 많은 이들이 도덕성과 양심이 결여된 크룩은 결국 실패를 맛보게 될 것이라고 예상할지도 모르겠다.

픽션 영화였다면 맥도날드 형제가 시원한 반격을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는 '실화 기반' 영화이다.

우리 모두 현실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너무도 잘 알고있지 않는가..!


이익에 눈이 멀어 맥도날드 형제와의 초반 계약 사항을 지키지 않은 크룩은 수 없이 확장한 맥도날드의 매출, 그리고 점포의 부동산 수익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수익을 얻게 된다.


반면 고객과의 신뢰, 본인들의 신념을 지키려고 고군분투했던 맥도날드 형제들은 어떠했을까?


그들은 맥도날드에 대한 모든 권리를 포기하는 조건으로, 맥도날드의 자산 규모에 비하면 터무니 없는 액수인 인당 135만달러를 받게 된다.


매년 맥도날드 프렌차이즈 영업 이익의 1%를 영구적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으나, '구두계약'으로 남기자는 크룩의 압박에 따른 일이었다.


이로서 '맥도날드'의 영감이자 시작이 되었던 '맥도날드 형제'의 햄버거 가게는 더 이상 맥도날드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다.


더불어 그들의 가게 앞에 새로운 맥도날드 지점이 생기고, 프렌차이즈의 공격에 결국 살아남지 못하게 되는 매우 충격적인 장면으로 영화는 끝이 나게 된다.


영화의 분위기는 금융을 다룬 여느 영화처럼 무겁거나 복잡하지 않다.


어찌 보면 야심찬 세일즈맨의 화려한 성공기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잔혹하고도 냉정한 자본의 모습이 가감없이 드러나 있다는 점에서 어떠한 스릴러 영화보다도 더 소름이 돋는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더불어 '자본'은 과연 인간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탐욕과 무자비함만이 자본의 민낯인 것인지에 대하여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맥도날드 형제' 와 창립자이자 비즈니스 영웅으로 역사에 남은 '크룩' 의 모습에서 우리는 무엇을 깨달아야 할까?

해피밀의 즐거움으로, 빠르고 든든한 한 끼의 즐거움으로만 여겨왔던 맥도날드의 진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남기는 이야기가 아닌가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Money Challenge]3, 누군가에게 희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