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지만 즐길 순 있다
누구나 피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바로 ‘나이듦’일 것이다.
시간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작용하니 불공평과 불공정이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어찌보면 가장 공평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얼른 어른이 되고 싶어 새해를 손 꼽아 기다리던 때가 있었다. 어른이 되면 나는 누구보다 멋지고 폼나는 삶을 살 거라 생각하기도 했었더랬다.
그런데 이제 완연한 어른이 된 지금 나의 모습은 어릴적 내가 상상한 모습일까?
나 자신으로 비추어보자면, 난 내가 꿈꿔왔던 것 보다 훨씬 지루하게, 안주하며 살아가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리고 그 현실에 익숙해지는 나를 보며 가끔은 마음이 ‘쿵’해지기도.
내 나이가 몇인데
라는 생각은 나를 현실에 머물게하는 좋은 합리화이자 핑계이기도 했던 것 같다.
더불어 ‘나이를 먹는 것’은 사회적으로 그다지 유쾌하거나 긍정적이지 않은 현상으로 받아들여져왔기에 내가 지내온 세월과 나이에 대한 관념을 애써 무시하고싶었는지도 모른다.
한편으로는 나이가 나에게 가져오는 책임감과 중압감 또한 나이먹음을 피하고싶은 이유 중 하나인 듯 하다.
이러한 복합적인 이유들로 머리가 복잡했던 날들 속에 서점에서 눈을 사로잡은 책이 있었다.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라는 다소 생경한 제목의 책은 우리의 통념과는 전혀 다른 노년, 그리고 노인에 대한 발상을 보여준다.
움츠러들고, 소외당하는 모습이 아닌 조금은 철 없고, 대책없는 노년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젊은 날의 영광을 뒤로 하고 구석에 밀려있는 존재가 아닌 스스로의 삶을 만들어나가는 이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지루하고 답답한, 하지만 안정적인 요양원의 삶을 박차고 나와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치는 생생한 삶의 한 가운데로 몸을 내던진 노년의 친구들과, 그들이 벌이는 황당하고도 기상천외한 이야기... 어찌 유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언제나 나를 기다리고 있는 삶이라는 바다 한 가운데에서, 온 몸으로 삶을 즐기며 항상 나 답게 살아갈 수 있기를...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라는 말이 예전 어떤 광고 카피에 등장한 적이 있었다.
20대의 나와 30대의 내 모습, 그리고 그 이후 나의 모습이 같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언제나 '나다움'을 잃지 않는다는 것은 언제나 내가 지켜나가야 할, 그리고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삶의 키포인트가 아닐까?
더불어 소설 속 메르타 할머니처럼 용감하고 씩씩하게 , 거기에 유쾌함까지 함께하여 나이들 수 있다면
나의 '나이듦'은 그렇게 두려워하지만은 않아도 될 시간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함꼐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