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여행
나는 핸드드립 자격증에 도전하지 않기로 했다.
바리스타 자격증은 머신 중심이기에,
커피 관련된 일을 하더라도 하나의 기준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과정 바리스타 자격증을 도전을 하였고 합격을 했다.
하지만 핸드드립의 나의 생각은...
드립은 기계적인 규칙보다,
원두에 대한 이해와 감각,
그리고 내리는 사람의 의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자격증 시험은 정해진 시간 안에 정해진 방식으로,
저울 없이 추측해 물줄기, 그람수를 맞추고, 정해진 시간 안에 정리까지 마쳐야 한다.
'이게 진짜 드립 커피의 본질을 담고 있는 걸까?'
시험은 결국 "정해진 방식 안에서 정확하게 할 수 있느냐"를 보는 것이고,
나는 그보다는 '왜 이 커피를 이렇게 내리느냐' 에 더 관심이 있었다.
결국 나는 자격증 비용을,
사이폰 커피 장비를 구매하는 데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오늘은 마침 선물 받은 콜롬비아 게이샤 원두를 수업에 가져갔다.
선생님께 내려달라고 부탁했고,
다 함께 나눠 마셨다.
그리고 한 잔은,
내가 직접 내려서 함께 맛을 봤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장면이 있었다.
같이 배우는 사람들이 게이샤 원두를 처음 들어봤다는 것이다.
분명 자격증까지 준비할 만큼 커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인데,
게이샤를 모른다는 건 놀라운 일이었다.
물론, 각자의 관심도는 다르다.
하지만 그 순간 깨달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시는 커피는,
프랜차이즈나 일반 카페에서 제공하는 정해진 맛이고,
게이샤 같은 스페셜티 원두는 접할 기회가 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배우는 이 자격증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스쳤다.
내가 원하는 커피는,
정해진 룰 안에서 잘 만드는 커피가 아니라,
정해진 룰을 넘어 '맛'과 '향'의 세계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커핑 수업에 대해 다시 물어봤다.
커핑은 추출이 목적이 아니었다.
커피 맛을 평가하고,
그 커피가 내추럴 방식인지, 워시드 방식인지,
그리고 커피의 등급을 분류하는 감각을 기르는 과정이었다.
이건 지금 내가 앞으로 준비하려는 커피 일과도 깊이 연결된다고 느꼈다.
그래서, 커핑 수업을 듣기로 결심했다.
다음 주는 핸드드립 모의 시험,
그리고 그 다음 주면 정식 시험.
그렇게 되면 나의 첫 커피 수업 여정은 1차 종료다.
아직 모든 게 끝난 건 아니지만,
커피를 전문적으로 배우면서 점점 더 명확해진 게 하나 있다.
자격증은 말 그대로,
'이렇게 커피를 내릴 수 있어요'라는 절차를 배우는 것이다.
그 이후는,
전적으로 본인의 감각과 노력의 영역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나는,
핸드드립 자격증 비용 대신 사이폰을 구입할 예정이다.
머신에 어울리는 원두, 핸드드립에 어울리는 원두, 사이폰에 어울리는 원두,
그 모든 커피를 향으로 여행하며
나만의 방식으로 이어갈 생각이다.
4화의 시작은
커핑에서 시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