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집사 3. 책임감이라는 이름의 사랑

by Woo seo


남집사는 처음부터 아기고양이에게 정을 붙이지 않으려 했다.
나에게 남집사는
“정 붙이면 보내기 힘들어져. 지금 당장은 네가 보기엔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우리가 끝까지 책임질 수없다면, 책임질 수 있는 사람에게 보내는게 맞아.

안그러면 나중에 힘들어질 수도 있어. 그래도 키울거라면 그 힘듦을 책임질 각오를 해야해.

너가 할 수 있겠어? ”

그 말은 일리가 있었다.



하지만, 나는...

벌써 정이 들어버렸다.
그 작고 귀여운 고양이가 내 품에 안겨 골골송을 불러주고,
내가 좋다고 밤새 내 옆에서 자리를 지키고, 애교를 부리는데...

어떻게 그 마음을 막을 수 있냐고오...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날 쳐다보다가 일어났냐며 내 위로 올라와서

골골쏭을 불러대고, 반갑다며 얼굴을 부비는데..

어떤 사람이 안넘어가겠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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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을 제발 봐주세요 진짜 귀엽거든요

안보면 손해임 정말 귀여움


나는 이미 사랑에 빠져버렸다.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이때, 사실 남집사도 빠져들어가고있었던것같다.

안그런척하면서 엄청 귀여워하고 예뻐했던 기억이난다 :) 푸하하하







"나 고양이 키우고싶어. 키울래." 라고 폭탄을 던진 나에게

남집사는 좋은 주인을 찾아주자며 나를 설득하려 했다.
“너가 희생할 각오가 없다면, 좋은 주인에게 보내주는 게 그 아이의 행복이야.
한 생명을 책임지는건 정말 많은것을 포기해야해.

내가 도르(반려견)때문에, 여행도 맘 편히 못 다니는거만 봐도 알잖아.

정말 괜찮겠어? 책임질 수 있겠어? ”
그럼에도 나는 흔들리지 않았다.
“나 할 수 있어! 내가 키울 수 있어! 내가 책임질게!”
내 마음속에선 핀을 놓고 싶지 않다는 생각만 커져갔다.
“나 책임질 수 있어 진짜야.” 라고 확신에 차서 대답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았다.
처음엔 모든 게 사랑스러웠다.
귀여운 울음소리, 부드러운 털, 앙증맞은 발톱.
그 모든 순간이 행복했지만, 점점 그 행복 속에 숨겨진 무게를 느끼기 시작했다.


하루 3~4시간밖에 자지 못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일하고,

점심엔 집에 들러 핀이를 데리고 병원에 다녀오고,

퇴근 후에도 집에 돌아가면, 다시 집사의 생활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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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무조건 1-2번은 일어나야했던 아깽이 시절 ㅋㅋㅋㅋ (포스팅하려고 아깽이때 사진을 찾다가 남집사와 나눴던 카톡이 웃겨서 캡쳐해놨던걸 찾았다.)



물그릇에 물을 채우고, 사료를 주고, 약을 먹였다.

청소에 사냥놀이에, 빗질, 양치질까지..
잠자리에 들 때까지 고양이는 계속 손길이 필요했다.

3-4시간 이상을 놀아주고 잠자리를 들어도 고양이는 밤새 놀자고 칭얼대고 나를 깨웠다.
고양이를 키우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매일 실감했다.





아기고양이의 귀여움에 도취되어, 고양이를 키우리라 맘먹었을때는

그 무게가 얼마나 힘든지 몰랐다.

하지만 그 무게를 견디면서도, 나는 깨달았다.
이 모든 게 책임감이라는 이름의 사랑이라는 걸.

사랑은 이 모든 희생을 가능하게 한다는것을 알게되는 순간이었다.

아기고양이를 보고 있으면 그 모든 힘듦이 사라졌다.





나는 아기고양이를 통해

생명을 책임진다는것의 책임감이 무엇인지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래. 사랑을 주는 만큼, 그리고 받는 만큼 책임도 커지는 법이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컸다.
피곤하고 지쳐서 속이 텅 빈 듯한, 무채색이 가득한 날들이었던 나의 삶에
그저 그 작은 몸짓 하나에 무채색이었던 나의 삶이 화려한 색으로 물드는 낌이들었다.



비로소 알게 된 것 같다.


사랑이란 단지 느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어떤 결단력과 힘든 선택들을 견디는 거라는 걸,

핀이 없었다면 알지 못했을 그 감정과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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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귀여운 너구리 꼬리 ㅎㅎㅎ 넘 귀여운 아깽이시절 핀이



이젠 그 어떤 말보다도 중요한 건,
나와 아기고양이의 관계가,

단순한 반려동물과 주인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이었다.


이렇게 사랑의 무게를 받아들이면서,
나 이렇게 한 걸음씩 성장했다.
책임감이라는 이름으로.


하지만, 사랑으로도 해결되지 않는것이 있었다.

바로 '치료'

아기고양이의 면역력이 너무 안좋았던 탓인지..

허피스와 링웜이 지독하게 나와 아기고양이를 괴롭혔다....





스포하자면,

아기고양이 핀이는 벌써 2살이랍니다 <3

최근 모습이 궁금하다면 인스타로 놀러오세요

➡️ hello_im_p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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