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들려주는 춘추전국 이야기

엄마가 매일 보내는 편지

by 우승희

2일_수레 위의 죽음


제양공이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지? 잠깐 그보다 먼저 일어난 사건 하나를 알려줄게. 양공은 춘추시대에 손꼽히게 나쁜 왕 가운데 한 사람이었어. 게다가 문강이라는 여동생도 있었는데, 이 여자의 행실도 아주 좋지 않았지. 문강은 노나라에 시집가서 노나라 환공의 아내가 되었어. 그런데 어느 날 남편과 함께 제나라에 오게 되었단다. 환공은 제나라에 머무는 동안 자기 아내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그래서 크게 화를 냈지. 두 사람은 크게 다투었어.

오빠인 제양공은 환공이 이 일을 문제 삼아 자신에게 해를 끼칠까 봐 두려워했어. 그래서 먼저 환공을 죽이기로 마음먹었지. 이야기를 듣다 보니 갑자기 죽고 죽이는 이야기가 나와서 조금 어지럽지? 그럴 만도 해. 하지만 이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이천 년도 훌쩍 지난 아주 먼 옛날에 일어난 일이란다. 그때는 나라들 사이의 싸움도 많았고, 왕들끼리 서로 목숨을 노리는 일도 적지 않았어. 그런 시대의 이야기라는 것을 생각하며 들어 주면 좋겠어.

어찌 되었든 양공은 동생의 남편인 환공을 죽이기로 했어. 그래서 크게 술자리를 열었단다. 춤추는 사람도 부르고 음악도 울리게 했지. 향기로운 술까지 잔뜩 준비해서 환공을 아주 정성껏 대접했어. 환공은 아무 의심도 하지 않고 술을 마셨어. 궁녀와 내시들이 잔을 채워 주는 대로 계속 마시다 보니 어느새 술에 깊이 취해 버렸지. 아니, 자기 아내와 양공에게 화가 났다면 그냥 자기 나라로 돌아가 버리면 될 텐데 왜 남아서 술을 마셨을까? 엄마는 이 부분이 참 답답하더라. 그래도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환공도 마음이 몹시 답답해서 술로 그 마음을 달래려 했던 것 같기도 해.

이때 양공은 공자 팽생에게 환공을 죽이라고 명령했어. 팽생은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할 만큼 취한 환공을 부축해 수레에 태웠지. 이제 수레 안에는 둘만 남았어. 너라면 이때 어떤 기분이 들 것 같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수레에 함께 앉아 있는 두 사람. 겉으로는 조용하지만, 사실은 아주 무서운 순간이었을 거야.

팽생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팽생은 예전에 노나라 군대에게 화살을 맞은 적이 있었어. 그래서 노나라에 대해 큰 반감을 가지고 있었지. 게다가 힘도 아주 센 사람이었단다. 환공이 깊이 잠든 것을 본 팽생은 그를 있는 힘껏 끌어안았어. 그러자 환공의 가슴뼈가 부러졌고, 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한 채 목숨을 잃고 말았어. 수레에서 내려졌을 때는 이미 숨이 끊어진 뒤였지.

그럼 이제 어떤 일이 벌어질 것 같아? 다른 나라의 왕을 죽인 것은 아주 큰 잘못이야. 그렇다면 제양공이 솔직하게 “내가 시켰다”고 말했을까? 노나라 사람들이 이 일에 대해 따져 묻자, 양공은 자기는 모르는 일이라며 딱 잡아떼었어. 그리고 생각했지. 팽생을 그대로 살려 두면 언젠가 그 입에서 진실이 튀어나올지도 모른다는 것을 말이야. 그래서 양공은 재빨리 팽생을 죽여 버리고, 노나라에 사과했단다.

하지만 사람들은 알고 있었어. 환공을 죽인 것은 팽생의 손이었지만, 그 일을 시킨 사람은 제양공이었다는 것을. 양공은 홀로 눈을 감고 귀를 막았을 뿐이야.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야.

내일은 이렇게 나쁜 짓을 저지른 제양공이 결국 어떻게 되었는지 이야기해 줄게.

궁금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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