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매일 보내는 편지
공손무지의 세상은 오래 가지 않았어. 공손무지가 임금 노릇을 한 날짜를 계산해보면 한달도 채 되지 않았대.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사라진다는 말이 떠오르네. 네가 이런 깨달음 같은 이야기 싫어하는 거 엄마도 알아. 그래도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런 생각이 불쑥 튀어나오는 걸 어쩔 수가 없네.
공손무지는 옹림이라는 곳에 놀러 갔어. 왕이 되었으니 얼마나 신이 났겠어. 그런데 그곳에 살던 어떤 사람이 공손무지에게 원한을 품고 있었대. 도대체 공손무지는 어떤 사람이었던 걸까? 왕이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결국 그 사람에게 죽임을 당하고 말았어. 아주 허무한 죽음이었지. 연칭과 관지보도 궁금하니? 양공이 아무리 나쁜 왕이라고 해도 왕을 죽이면 죄인이야. 왕을 죽이고 기세등등한데다 신하들까지 괴롭혔으니 오래가지 못했어. 금방 처참하게 죽임을 당했지.
이렇게 해서 제양공도 죽고, 공손무지도 죽었어. 제나라에는 이제 왕이 없게 되었단다. 나라를 다스릴 사람이 없으면 큰일이 나겠지. 그래서 사람들은 서둘러 새로운 왕을 세워야 했어.
드디어 관중과 포숙아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네. 하지만 본격적인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에, 두 사람이 어렸을 때 어떤 친구였는지부터 먼저 들려줄게. 아마 너도 고사성어 책에서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거야.
관중과 포숙아는 어려서부터 친구였어. 관중은 집이 가난했지만, 포숙아는 언제나 관중이 훌륭한 사람이 될 거라고 믿어 주었다고 해. 두 사람이 함께 장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관중이 몰래 포숙아보다 더 많은 돈을 챙겼다고 해. 같이 장사를 했다면 정확히 나누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사람들이 말했지. 그런데도 포숙아는 화를 내지 않았어. 관중이 워낙 가난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해해 주었대.
또 두 사람이 함께 전장에 나간 적도 있었어. 그런데 관중은 용감하게 싸우기는커녕 도망가기 바빴대. 사람들은 그런 관중을 보며 겁쟁이라고 비웃었지. 이때도 포숙아는 관중을 감싸 주었어. 관중에게는 늙은 어머니가 있어서 목숨을 함부로 걸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이야. 관중이 전장에서 죽으면 어머니를 돌볼 사람이 없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했을 거라고 말해 주었어. 그리고 언젠가는 관중이 뜻을 펼칠 날이 올 것이라고 늘 믿어 주었대.
그래서 관중은 나중에 이런 유명한 말을 남겼어.
“나를 낳아 준 이는 부모이지만, 나를 알아준 이는 포숙아이다.”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들으면 대개 이런 생각을 한대.‘나에게도 포숙아 같은 친구가 있을까?’
나를 믿어 주고 이해해 주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기기 때문이겠지. 하지만 엄마는 이런 생각도 해 봐. 포숙아 같은 친구를 바라기 전에, 내가 먼저 포숙아 같은 친구가 될 수 있는지를 말이야. 좋은 친구를 바란다면 내가 먼저 좋은 친구가 되려고 노력해야 하니까.
미안. 또 조금 교훈 같은 이야기가 되어 버렸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생각하면 엄마는 가끔 한숨이 나와. 참 멋진 이야기지만, 엄마도 이렇게 좋은 친구가 되어 본 적이 있는지 잘 모르겠거든. 이제라도 조금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아주 조금이라도 말이야.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 할게. 다음 이야기를 이어가기 전에, 너도 너 자신과 친구들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다.
내일은 왕의 자리가 비어 있는 제나라로 향하는 두 무리의 사람들이 등장해.누가 먼저 왕이 될지, 그리고 그 곁에 누가 서게 될지 기대해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