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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우섭 Jan 08. 2024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교육 #15

새 시작 #2

창업을 결심했을 때 나 나름대로 세웠던 원칙 같은 것들이 있었다.

이를테면 '교육생에게 직접적으로 교육에 대한 대가를 받지 않는 교육' 같은 것 말이다.

사업을 하는데 돈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어불성설처럼 느끼기도 했지만 이건 돈이라는 것 앞에서 휘둘리고 싶지 않아서였기도 했고 양이 아닌 질 높은 교육을 해보고 싶어서였다.


이를 비롯해 교육제품을 설계하기 위해서도 많은 고민을 했다.

결국 내가 하려는 교육, 즉 제품이 가질 수 있는 특성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다년간 경험한 교육이라는 도메인은 다른 도메인과는 다르게 굉장히 좁지만, 어찌 보면 매우 깊게 파고들어야 하는 도메인이었다. 왜냐하면 교육은 '의지 비즈니스'라는 우스갯소리처럼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제품을 사용하도록 유도해야 하고 그와 더불어 제품을 사용하면서 목표를 도달할 수 있게 하는 효과도 입증해야 했다.


일반적인 제품은 사용자가 쉽고 빠르고 편하게 사용하는 것을 목표하는 것이라면 에듀테크 제품은 학습효과를 통해 지속적으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선택하게 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제품 자체에서 느끼는 학습 경험을 좌우하는 데에는 기본적으로 교수방식이나 콘텐츠가 바탕이 되었다.


또한, 내가 목표하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것이었지만, 가진 것 하나 없는 나는 직접 몸으로 뛰어야 했고 오프라인에서 직접 사용자와 부딪혀야 했다.


나는 이러한 고민들을 바탕으로 앞으로 만들어 나갈 교육의 방향성과 이에 대한 밑그림이 되어줄 원칙들을 세웠다. 일반적으로 IT 제품을 설계하거나 개선할 때 정하는 key Metric 즉, (성과) 지표와 같다.


1. 부트캠프 같은 경우 짧은 기간 동안 몰입하여 진행되는 교육과정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하루에 학습해야 하는 학습량이 상당하다. 물론 개개인마다 공부해야 하는 양이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정해진 내용은 함께하는 모두가 이해하고 넘어가야 그다음에 이루어지는 교육에 차질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같은 러닝커브를 가질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는 것이 중요했다.


2. 또한 부트캠프를 모두가 같이하는 이유는 절대 누군가와의 경쟁을 위해서가 아니다. 함께하는 동료와 서로 모르는 것을 알려주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학습에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되지만 최종적으로 학습을 통해 이루려고 하는 목표, 즉 취업 이후의 모습과도 같기 때문이다. IT 제품을 혼자 만들 수 없듯 학습하면서도 동료와 함께하는 협업, 동료학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3. 부트캠프에 온 학습자들은 더 이상 무언가를 따라 쳐보거나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웹/앱 제품을 만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미 어느 정도 기본 실력을 다져왔었고 최종적으로 필요한 건 문제 상황에 있어 어떤 선택과 결정을 하는지, 이로써 문제 해결을 원만하게 이루어가는지가 중요했다.


그래서 정리하자면 내가 운영하고자 하는 교육에는 다음과 같은 원칙을 만들었다.

1. 비교수식 학습 지향

2. 동료학습 지향

3. 미션해결형 교육 지향


어찌 보면 여타 다른 부트캠프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운영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위와 같이 이루어지기가 어려웠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정부 지원을 받는 교육 같은 경우 인증된 강사가 투입되어야 했고, 강사가 아니더라도 '믿고 맡길' 무언가가 반드시 존재해야 했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 지원을 받지 않은 교육이라고 하더라도 학습자들이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모여있을 때 시의적절하게 누군가 개입하여 관리해 줄 누군가를 배치하기가 어려웠다. 학습을 관리하는 누군가가 매일 같이 학습자와 함께하기는 어려울 테니.


그러나 나는 이러한 모든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 사람이었고, 3가지 원칙에 맞추어 교육을 설계하고 어떻게 이 사업을 이루어갈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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