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밤

같은 하늘을 보고 있을 모든 이들을 위해

by 울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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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밤


그대의 밤은 안녕하십니까.

나의 밤은 그러지 못합니다.

하늘을 수놓던 밝고 찬란한 푸르른 별빛이

오늘따라 유독 창백하고 차가워 보이네요.

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의 흔적이 모여 만든 야경이

나와 전혀 마주칠 일 없는 이방인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네요.

오로지 차가운 바람만이 나를 맞이해요.

이런 내 마음도 모르고 무심한 가을이 찾아왔나 보네요.


그대의 밤은 부디 안녕하기를 바랍니다.

칠흑 같은 어둠이 밤하늘에 내려앉더라도,

끈질기게 지독한 침묵이 공기를 끌어당겨도,

그대만의 호흡을 막아 서며 세상이 괴롭힐지라도.

서랍에 있는 양초와 주머니 속 성냥을 잊지 말아주세요.

언제나 지니고 있을 그 밝음을 잃지 말아주세요.

그렇게,

그대의 밤에는

오로지 평안이 깃들기를

조심스레 바랠 뿐입니다.


"..."

"..."

"..."


그대의 눈빛을 보아하니 간사한 제 마음을 들켰군요.

그대의 밤, 사실 조금은 불편했으면 좋겠습니다.

마음 속 비어 있는 공간을 내가 채워줄 수 있게,

그대 또한 공허한 마음을 보며 나를 떠올릴 수 있게.

그것이 나의 욕 보일 수 있는 본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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