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을 보았다.
언제가 좋을까
이걸 보면 그래도 내가 힘든 것을 알 텐데
조금 더 기분 좋을 때, 이야기를 꺼내야 할 텐데
머릿속에서 빙빙빙 섞여드는 여러 가지 생각들이 걸쭉한 죽이 되어
몸도 흐느적거렸다
안방으로 들어가기 전
거실에서 각자 휴식을 취하기 위해
그는 소파에 누워있었고, 나는 바닥에서 스트레칭을 한 그때
아주 자연스럽게 공유 링크를 보냈다.
"이것 좀 봐봐~"
참 10년 가까이 살아온 세월은 둑이 되지 못하나 보다
남편에 대해 일정 부분 안다고 여기던 건 자만심이었나 보다.
그의 한 마디에, 난 남편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자각했다.
"그래서, 이걸 보내는 저의가 뭐야?"
"..."
"뭘 말하고 싶어서 이런 걸 보내? 해달라는 거야? 나한테 시킬 게 있으면 말을 하면 되지
이렇게 표로 정리할 시간에 나한테 말을 하겠어. 대체 이걸 정리하는 의도가 뭐야?"
화가 난 게 분명했다.
그런데, 난 도통 그 이유를 몰랐다.
그리고, 난 남편에게 위로와 인정을 바라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집안일을 내가 더 공들여서 많이 하고 있다는 점 그래서 힘들다는 점 그 사실을 남편이 알고 있기를 원해서
표로 정리해서 말했던 건데...
남편은 불순한 의도라 짐작하며 화를 냈다.
내가 불순한 의도였던가?
어떻게든 생활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가고 싶었던, 나의 힘듦을 알아주면 좋겠다는 마음이 불순한가
똑같이 일하고 있다.
비슷한 연봉이며, 재산 형성 기여도 차이 나지 않는다.
무려, 부부 사이에 '돈'으로 서로의 몫을 재어보아야 한다는 타인의 시선은 놀랍도록 무례하다.
다른 남편들은 이 정도도 하지 않는다는
이 정도면 남편도 제 몫을 하고 있다는 타협의 위안은 사양한다.
현재에 대한 순응으로 포기하는 결정에는 끝끝내 동의할 수 없다.
대체 나의 생각 노동을 그럼, 누가 알아주는 것인가?
그렇게 또 한바탕 투닥거리고 난 후 이튿날..
남편이 이상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