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이름으로 15

노전무이야기 3

by 우선열

전화위복이랄까? 키워 낸 회사를 내주고 맨손으로 떠난 노 전무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다. 주어졌다기보다는 그녀가 만든 기회였다. 그녀는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곽 부장과 살림을 합치고 어렵게 장만한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곽 사장의 부도난 건설회사에 투자했다. 전원주택단지를 만들기 위해 챙이 있는 모자를 눌러쓰고 서울 주변 쓸만한 토지를 찾아다니던 그녀의 모습은 마치 새 물을 만난 물고기처럼 활기차 보였다

황토로 만든 찜질방까지 갖춘 그녀의 전원주택은 마침 불어오는 웰빙 바람과 맞물려 짓는 즉시 완판을 거듭했다. 그녀의 탁월한 영업력도 한몫을 했다

나를 만나면 곽 사장은 그녀의 거침없는 행보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다. 무작정 벌려 놓는 일을 수습하느라

자신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상이라고 푸념하지만 그녀를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일하다 지치면 놀러 오세요 황토 찜질방 뜨뜻하게 데워놓고 기다립니다"

서울 도심 요지에 큰 평수의 아파트를 마련하고 세컨드하우스로 전원주택도 마련하여 여유 자작한 삶을 누리고 있다. 그의 건설회사도 탄탄한 기반을 다져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는 세계가 다르니 이제는 나하고는 좀 소원한 관계가 되어 버렸지만 나는 내가 지치고 힘들 때 그녀를 많이 생각한다. 본인이 판단하고 노력하고 남의 탓을 하지 않고 적당한 기회에는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 그녀의 당당한 생활태도가 오늘날의 그녀를 있게 한 것이다. 탁월한 능력 못지않게 노력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타고난 그릇이 크기도 하겠지만 각자의 그릇에 맞는 적당한 일을 찾는 것도 또한 본인의 임무이다. 사람과의 만남도 우연히 이루어지지만 인연으로 발전하기 까지는 필연적인 노력이 필요한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