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이형기님의 시 한귀절로 봄을 보내야 하는 아쉬운 마음을 대변해 본다.
피고지는 꽃들로 분주한 날들이었다.
아직은 남은 봄이 있으려니 움켜 잡아 보고 싶지만 가는 계절을 막을 수는 없다.
흐름이 빨라진 세월 탓도 있다.
지금쯤은 나른한 봄기운에 취해 있어도 좋으련만 어제 내린비가 가는 봄을 재촉한다
마치 여름 장마 비처럼 세차고 끈질겼다.
비 탓만은 아닐 수도 있다.
겨울에 피는 복수초가 채 지기도 전에 매화 소식이 들리고 산수유 노란 꽃이 피기시작했다
개나리, 진달래, 벚꽃, 목련이 한꺼번에 피고지더니 철쭉, 라일락과 명자화, 조팝나무 꽃들이 흐드러진다
여름을 예고 하는 꽃들이 서서히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짧고 빠른 봄이다.
오는가 했더니 가고 만다.
계절의 변화를 감당하기가 버거웠고 꽃들의 속도를 따라가기 만만치 않다
덕분에 분주한 봄이었다
복수초, 산수유 매화 개나리 진달래 벚꽃과 목련을 찾아 부지런히 발품을 팔다 보니
어느새 찰쭉의 세상이다.
남녁에서는 모란과 붓꽃 소식도 있다 .
'가야할 때를 알고 가는이의 뒷모습은 아름답다'고 시인은 이야기 한다
미련없이 떠나는 봄꽃을 아쉬워하고 있어서만은 안된다
아름답게 갈 수 있도록 배웅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덕분에 이번봄은 짧지만 강렬했다
가는 속도에 발 맞추어 나날이 바쁜 발걸음이었다
바쁘다고 해서 꽃의 아름다움이 덜해질 리 없다
짧은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써야 했다.
짧은 시간이었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몰입의 경지.
이번 봄은 피고지는 꽃들로 바쁘고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