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먹고 물장구치고 다람쥐 쫓던 어린 시절에···'
봄이 되면 나도 모르게 입안에서 흥얼거리는 노래이다.
'진달래는 먹는 꽃, 먹을수록 배고픈 꽃'
산과 들을 쏘다니며 입술이 파래지도록 진달래 꽃잎을 따먹던 기억이 있다.
이때쯤 어머니는 고운 진달래 화전을 부쳤다.
하얀 찹쌀가루를 반죽하여 동그랗게 빚고 진홍빛 진달래 꽃 한 송이를 펴 얹어
찹쌀가루가 투명해지도록 뜨겁게 달군 팬에서 익혀야 한다.
지지직 기름 타는 소리에 고소하게 익어 가는 화전
손이 큰 어머니도 화전만큼은 한꺼번에 많이 만들지 못하셨다
어쩌다 귀한 손님이 오는 날, 손님상을 장식하고 한두 개 입맛을 다셔보는 정도였다.
진달래 화전은 덥석 손이 가는 음식이 아니기도 하다.
고운 모습을 눈으로 즐기다가 참을 수 없을 때 한입 베어 무는 귀한 음식이었다.
귀한 꿀을 살짝 찍어 조심스레 입안에 밀어 놓으면 달콤하고 고소한 맛에
또 한 번 전율을 하고 마는 그런 음식이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하는 우리 민족 정서와 닮았다
울고 불고 매달리는 극성스러움이 아니라 마음속 깊이 슬픔을 묻고
가는 길에 꽃을 뿌리는 간절한 마음 같다
그래서 진달래는 먹을수록 배가 고파지는지도 모르겠다.
올봄은 유난히 배가 고프다. 어머니 진달래 화전이 더 그립다.
진달래가 분분히 낙화하던 지난해 봄날 어머니는 홀연히 눈을 감으셨다.
우리는 이제 다시는 어머니가 만들어 주시는 진달래 화전을 먹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