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자관 식사
"밥은 남이 해주는 밥이 맛있다".
평생 집안일을 해온 주부들의 외침이다
직장일에는 은퇴가 있는데 주부들의 집안일에는 은퇴가 없다
"밥은 먹었니?"가 주부들이 가족의 안부를 묻는 대표적인 말이 될 만큼
가족들의 식사준비는 집안일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3~40 년 주부생활을 하다 보면 김밥은 눈 감고도 말 수 있다는 말이 그냥 있는 건 아니다
그만큼 내공이 쌓이기는 쉽지 않지만 힘든다고 가족들을 위한 식사를 마다할 주부는 없을 것이다
예로부터 '자식 입에 먹을 것 들어가는 것을 보는 기쁨이 가장 크다'라고 했다.
문제는 1인 가구가 되었을 때이다
가족을 위한 식사라면 정성을 다할 수 있건만 혼자 먹는 밥을 손수 짓는 것만큼 재미없는 일은 없다
그럴수록 잘 챙겨 먹어야 한다는 건 알고 있지만 알고 있는 것과 행동은 다르다
대충 간편하게 먹는 게 편하다
편하긴 하지만 즐겁지는 않다
식사 때마다 자신과 싸운다
'혼자 먹을수록 잘 챙겨 먹어야 해 ''대충 먹지 뭐' '대부분 대충 먹지 뭐'에 낙점이다.
그렇다고 매끼 외식을 할 수는 없다
나이 들어 고정 수입이 끊긴 후이니 아껴 써야만 한다
백세시대라 평균 수명이 길어진다 하니 좀 더 쪼개야 길어지는 수명에 대비할 수 있다
도시락도 외식도 만만치 않다
1인 가구의 경우는 조금씩 장만해야 하니 오히려 재료 낭비가 심하다
재료를 조금만 장만하려면 비싼 거 격을 지불해야 하고
많이 사서 저장해 놓으면 자칫 못쓰게 되는 경우가 많다
아깝기도 하려니와 음식물 쓰레기도 처리 곤란이다
그렇지만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지 않은가?
우리에겐 복지센터가 있다
일부러 점심 먹으러 나가기엔 조금 귀찮을 수 있는데
복지관에서는 운동하고 공부도 하다가 점심시간이 되면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이천 원이라는 아주 좋은 가격이다
집에서 아무리 알 뜰 하게 쓴다고 해도 이천 원에 한 끼 식사를 마련할 수는 없다
복지관 식사는 웬만한 가정식 백반보다 낫다
영양을 고려한 건강식단이고 자원봉사자들이 정성껏 차린 음식이라 맛도 그만이다
문제는 인원수 제한이 있으니 당일 아침 미리 표를 사놓아야 한다
오전 수업이 있는 날은 표를 구입해 놓고 수업을 하면 되지만
오후 수업이 있는 날은 점심시간에 맞춰가면 대부분 매진이다
하긴 주 5일을 매일 복지관에서 먹으려면 미안할 것도 같다
혼자만 복지혜택을 누리려는 건 욕심이다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오전 수업이 있는 날 복지관 식사를 이용할 예정이다
아직까지는 복지관에 다니면서 식사를 이용한 건 다섯 손가락 안인데
"밥은 역시 남이 해주는 밥이 맛있어" 할 수 있었다
일주일에 한두 번 꾸준히 이용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