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안도 귤이 내게로 왔다

by 우선열

남해의 작은 섬, 행정 구역 상으로는 완도군이다.

목포나 완도에서 출항하는 배로 갈 수 있는 곳

해마다 인구가 줄고 있는 인구 3000명 미만의 작은 섬, 소안도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데 이 작은 섬에서 재배된 귤이 내 손에 들어왔다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인연이라 믿는다.


돌이켜 보면 컴맹이 블로그를 시작한 것부터가 흔한 일은 아니다

수많은 블로그 이웃 들 중에서 십 년 이상 이웃의 끈을 이어 가고 있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다


강산도 변할 십 년 동안 우리도 수많은 변화를 겪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슬픔을 겪기도 하고

어려운 삶의 한고비를 넘어야 하는 지난한 세월을 버티기도 했다.


'사랑을 시작할 때 가슴 뛰는 순간이 계속된다면 살아갈 수 없다

사랑이 지속되는 건 변화를 거듭했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모든 인연도 그러하지 않을까?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화를 수용해야 관계가 지속될 수 있다

변하지 않는 관계란 이상적이긴 하지만 유지되기 힘든 관계일 수도 있다


변화에도 중심은 있는 법이다.

변화를 인정하며 새로운 길을 도모해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참고 기다려 줄 줄도 알아야 하며

나 자신과 동일시해서도 안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기준이 있어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해 줄 때

비로소 안정된 관계가 형성된다.


무조건 기다리기만 할 일도 아니다

모두에게 공평해야 하는 신은 때로 무자비해 보이기도 한다.

준비되지 않은 이별을 강요한다

사람 사이의 갈등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연약한 인간에게 가혹한 일이다


10년을 보내면서 우리는 자의 반 타의 반 서로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시기도 있었다

그 세월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시간은 그냥 흐르는 것만은 아니다

숙성의 절차를 밟게 된다

우리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경지가 되어

마주알 고주알 말하지 않아도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준다

이웃의 힘이다

이웃으로 맺어진 인연의 힘이다

엉키기도 하고 끊어질 수도 있는 인연의 끈이 10년을 이어져 왔다


오랜만에 소안도 귤을 맛본다.

올해는 귤피차를 만들거나 귤 잼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소안도 귤에 대한 믿음이다

정성스레 자연에서 채취한 그대로 어떤 약품이나 가공 처리 없이 내 손에 쥐어졌다.

분칠 한 여인네처럼 물색없이 때깔만 좋은 모습은 아니나 달다

'울퉁불퉁 못생겨도 맛은'좋아 ' 하던 CM송도 있었지만 소안도 귤은 예쁘기도 하고 달다

무엇보다 안심하고 껍질까지 먹을 수 있다

잘 말린 귤껍질을 이용한 향긋한 귤피 차나 껍질까지 들어간 맛있는 귤 잼을 만들 수 있다.


어쩌면 귤잼은 그저 로망이 되어 버릴 수도 있다

하나둘 먹다 보면 어느새 박스가 비어 버리는 소안도 귤이다



울퉁불퉁 맛 좋은 소안도 감귤

지나온 십년 세월이 믿음으로 쌓여

껍질도 아까우니 귤피차로 태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