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랩스 촬영을 기약하며
내 블로그 "오늘은 처음'은 발렌타인 데이에 태어났다. 이번 발렌타인데이가 11번째 생일이 된다. 어느새 블로그 11년 차, 컴맹을 면해보고자 시작한 불로그이니 이런저런 사연이 많다. 10년이 넘는 경력임에도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애송이에 불과하지만 나름 긴 기간을 포기하지 않고 이끌어 왔다는 자부심은 있다. 늦은감은 있지만 이제는 글쓰는 블로거라는 정체성도 어느정도 정립되어 가고 있다.
잠자고 있던 글쓰기에 대한 열망을 일깨울수 있었던 것도 블로그의 힘이다. 처음엔 재미삼아 이따금 From블로그씨 질문에 답을 쓰다가 4년전부터는 매일 이 글을 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그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이일을 할 수 있었던 건 새벽의 힘이다. 새벽은 아무의 방해도 받지 않는 혼자만의 시간이 된다. 특별한 일이 있을 경우라도 새벽시간 만큼은 오롯이 나만의 시간이다. 얼마 전 형부상을 당했을 때도 황망했지만 새벽시간은 온전히 혼자였다. 그러고 보니 어머니 아버지 상을 당했을 때도 새벽시간 블로그 씨 질문에 대답하는 글을 쓰는 일은 멈추지 않았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이 아니라 블로그 씨가 제목을 준 글에 답하는 일이다. 처음엔 무얼 어떻게 써 내려가야 할지 막막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차츰 익숙해졌다. 글쓰기 연습이라 생각했다. 백일장에 나가 시제를 받고 글을 써야 하는 심정이 되었다. 정해진 시간 안에 글을 써야 하는 일은 긴장도가 높다. 작가들이 가장 싫어하는 시간이 원고 마감시간이라 하지 않는가? 그런 긴장도와는 결이 다르겠지만 초보 글쓰기 연습생에게는 다소 어려운 과제였다. 난이도가 높아 성취욕이 컷을 수도 있었겠다.
요즘 나는 4년간 꾸준히 블로그 씨 질문에 답하는 글을 써 온 나를 스스로 칭찬하고 친한 친구들에게 자랑도 한다. 블로그 씨 질문이 무엇인지 아는 친구는 많지 않지만 새벽 시간에 열심히 글을 썼다는 말로 이해해 준다. 그중에는" 그래서, 글을 쓰면 밥이 나와 돈이 나와?' 하는 친구도 있지만 대부분 칭찬을 해준다. 때로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대나무밭에서 소리쳤다는 임금님의 이발사처럼 아무 데나 대고
"나 4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썼어, 그것도 내가 쓰려고 마음먹은 글이 아니고 블로그 씨 질문에 답하는 글이야 "라고 소리쳐 보고 싶다. 만 4년이니 천 개가 넘는 글을 한결같이 써온 내가 기특하다. 덕분에 글쓰기 실력이 조금 나아진 것도 같다. 그동안 써 온 From 블로그 씨 글을 모아 책으로 내볼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다.
오늘 블로그씨 질문은 타임랩스 촬영을 하라는 요구였다. 자신이 없는 건 오늘같이 영상을 요구하는 글을 써야 할 때이다. 영상 없는 타임랩스 글을 쓰려나 이런저런 변명을 글로 먼저 늘어놓게 된다. 글쓰기 연습에는 도움이 되지만 블로거로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요즘 SNS는 영상이 대세이다. 너도나도 짧은 숏폼에 열광한다. 당연히 블로그 씨가 원하는 것도 영상이다. 나는 단군 복위에 실패한 생육신의 심정이 되어 블로그 씨가 지금 당장 요구하는 것은 영상이지만 언젠가는 글이 소중해지는 날이 올 수도 있다고 나를 위로한다.
그래도 영상에 대한 갈등도 있다.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것이라는 열등감이다. 오늘은 살짝 AI에게 타임 랩스 촬영기법에 대해 물어보았더니 카메라 앱에 그기능이 내재 되어 있다는 대답이다. 아직 컴맹이긴 하지만 이제 그쯤은 알아듣는다. 카메라 앱 설정에 들어가 하이퍼 앱이라는 타임랩스 앱을 찾아 놓았다. 진작에 조금 블로그 씨 질문에 충실했더라면 히아신스 꽃 피는 모습을 타임랩스에 담아 놓을 수 있었겠다. 아쉽기는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타임랩스 기능을 이용한 촬영을 시도해 보려한다. AI의 부연 설명처럼 타임랩스 기능을 이용한 촬영은 내 블로그를 풍성하게 해 줄 수도 있겠다.
2월14일, 11년 전 그날 나는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였다. 발렌타인데이에 생긴 일이다. 성장이 더딘 블로그이긴 하지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블로그라고 큰소리쳐 본다. 블로그에서 성장하고 있는 내 글도 사랑받는 글이 되는 날이 올수있으리라 믿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