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 노래를 따라 부르며
기미년 삼월 일일 정 오오 / 터지자 밀물 같은 대한독립만세/ 태극기 곳곳마다 삼천만이 하나로/ 이날은 우리의 의요 생명이요 교훈이다/ 한강물 다시 흐르고 백두산 높았다/선열하 이 나라를 보소서/ 동포야 이날을 길이 빛내자
어린 시절 이맘때만 되면 부르던 노래이다. 철부지 어린아이임에도 이 노래만 들으면 비장해지곤 했다. 그때부터 60년 이상의 세월이 지난 지금 오늘이 삼일절이건만 이 노래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기념식장에서 형식적으로 울려 퍼지기는 하지만 주목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대부분 그냥 공휴일이다.
이번 삼일절은 대체 휴일이니 다음날까지 공식적인 휴무이다. 근면 성실, 일하는 사람이 추앙받던 시절에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휴식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강제로 노동 시간을 정하는 법도 생겼는데 실지로는 인공지능에 일자리를 빼앗겨 일하고 싶어도 할 일 없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는 형편이다. 이래저래 놀아야 한다
아이들도 오늘은 학교에 가지 않는다. 조회 시간에 전교생이 목청껏 부르던 삼일절 노래를 더 이상 부르지 않는다.
60년 이상이 지났으니 탓할 일만도 아니다. 변화는 멈출 수 없고 거스를 수는 더욱 없다.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다만 어디서 왔는지는 기억해야 한다. 근원지 없이 흐르는 물은 정처가 없다. 떠나온 곳을 알아야 방향도 잡을 수 있다. 어쩌다 한 번은 방향 점검도 해 봐야 한다. 궤도 이탈은 빨리 바로잡을수록 좋다. 역사를 돌이켜 보는 이유이다.
오늘은 삼일절 기념식장에서 울려 퍼지는 삼일절 노래를 따라 불러 보련다. 어려운 그 노래보다는 그 시절에 즐겨 부르던 동요가 있다. '삼월 하는 가만히 우러러보며 유관순 누나를 생각합니다/옥 속에 갇혀서도 만세 부르며 푸른 하늘 그리며 숨이 졌대요" 누나라는 말이 주는 울림이 우리를 크게 만들었다. 우리도 뭔가 해야 한다는 자각이 들었다. 더 이상 철부지이고 싶지 않았다.
그런 시절이 있었음을 잊지 않으려 한다. 그 오늘날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삶이 그들 덕분인 걸 잊지 않으려 한다. 내가 기억하는 한 그들은 역사 속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