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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율의 독서 Jun 13. 2022

<대구, 박정희 패러다임을 넘다>.

균형발전, 인구감소.

나는 지역균형발전에 관심이 많다. 대구에서 태어나 20년을 대구경북 지역에서 자랐고, 서울경기 지역에서 20년을 배우고 돈을 벌었다. 수도권 지역은 신도시 건설로 점점 커지고 있으며, 수도권이 아닌 지역은 세종, 충남, 제주를 제외하고 모두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문제가 아니라고 하면 문제가 아니겠지만, 문제라고 생각하면 큰 문제이다. 나라를 한 사람의 몸으로 보자면, 현재 대한민국은 피가 어느 한 곳에만 고여있는 환자의 상태라 할 수 있다. 원인은 당연히 서울 및 수도권 중심의 국가 정책이겠으며, 나는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살펴봤다. 이번에 읽은 책은 살림터에서 펴낸 <대구, 박정희 패러다임을 넘다>이다.


 책은 2018 3월에 출간됐다. '새로운 대구를 열자는 사람들', 줄여서 '새대열'이라는 단체에서 활동하는 27명의 인사들이  글을 엮은 것으로, 2016 12 9일의 국회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사건이  운동과 집필의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세대열' 창립정신은 '대구를 바꾸어 나라를 살리자' 라고 하며,  말미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앞에서 대구가 쓰는 반성문' 부록으로 붙어있다.  반성문은 2016 12 6일에 발표됐고,  가운데 이런 문장이 적혀있다. "우리는  30 동안 무조건 특정 정당만 밀어서 지역 정치판을 일당 독무대로 만든  반성하고, '못난 대통령' 태어나도록 산파 역할을   깊이 반성합니다."


이 책의 장점은 크게 2가지이다. 하나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다양한 목소리를 바탕으로 대구의 현재를 간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현재의 대구를 진단할 수 있는 각종 지표가 충실히 반영되어 있다는 점이다. 1인당 지역총생산, 상속세 납세액, 인구 대비 기초생활수급자 비율 등 객관적인 경제 지표를 통해, 위에 인용한 반성문의 한 구절을 납득할 수 있게 도와준다. 물론 이 책에도 단점은 있다. 가령 "3당 합당으로 인해 보수적통의 정당이 탄생되었다"는 문장은 이치에 맞지 않다. 3당 합당은 그 자체 야합이었다. 또한 "내가, 저 창녀 같은 유신헌법에 찬성표를 던져 첫 투표권을 행사하다니!" 같은 문장은 사려 깊지 않은 표현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5월 기준 대구시 인구는 2,376,676명이다. 2012년 대구시 인구는 2,505,644명이었다. 대구 지역을 하나의 조직으로 본다면, 이 조직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난다는 말이다. 2022년 5월 기준 전국 인구수는 51,583,722명으로 2019년을 최고점으로 3년 연속 하락하고 있다. 태어나는 사람은 줄어들고 사망하는 사람은 많아지고 있다.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게 점점 힘들어진다는 말이다. 대구라는 지역을 유지하는데 몇 명의 사람이 있어야 하는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지속되는데 얼마만큼의 인구가 있어야 되는지 나는 잘 모르지만, '인구감소'라는 현상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맞는 것 같다.  


새로운 대구를 열자는 사람들, 줄여서 '새대열'이 진단하는 대구시 인구감소의 원인은 이렇게 요약된다. 박정희 우상화, 폐쇄적인 독점적 정치 구도, 특정 정당 절대 지지, 정치인들의 무사안일주의, 지역 생산성 하락, 시민들의 배타적인 문화, 획일적인 교육 등. '새대열'이 제시하는 대책은 이렇게 간추려진다. 박정희 패러다임 반성, 중앙정치 개혁, 지역정당 지향 유권자 운동, 전문성 있고 도덕성 있는 정치인 육성, 지역경제 자생력 강화, 포용하는 문화 확대, 다양성 존중 등. 모두 대구의 도약과 지역균형발전에 도움이 되는 말이지만, 나는 어디서부터 무엇을 해야할 지 도무지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 일단 대구로 가서 부딪혀봐야하나? 어려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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