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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율의 독서 Jun 28. 2022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등,<성주가 평화다>.

무엇이 한미동맹인가. 

사드를 오래 잊고 있었다. 현장을 다닐 때는 인터뷰도 하고 공부도 했었는데, 눈에서 멀어지고 마음에서도 멀어지니 이젠 남의 일처럼 까마득하기만 하다. 그 사이 사드가 배치된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에는 여러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주2회 반입되던 사드 무기는 이제 주5회 들어온다고 한다. 신임 정부는 올해 안으로 사드 정식 배치를 끝내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한다. 동네 노인들이 온몸으로 공사 차량을 막고 있어도, 경찰은 짐짝 들어내듯 현장을 정리한다고 한다. 대한민국 땅이 미국 군인들에게 야금야금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사드배치 철회 성주촛불투쟁 200일 기념 시집' <성주가 평화다>를 어젯밤에 읽었다.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익숙한 이름도 있었고, 얼굴은 모르지만 절절한 사연을 담은 시詩도 많았다. 전쟁을 직접 겪은 시인의 아픔도 있었고, 어린왕자처럼 꿈을 빼앗긴 이의 고통도 있었다.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성주 글쓰기 모임 다정多情' 분들의 담백한 목소리도 있었다. 그들이 스스로 '평화나비광장'으로 이름 붙인, 성주군청 앞 주차장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촛불을 들고 다짐했던 그때 그 목소리들이 다시 들렸다. 


김태수 시인의 시는 이렇게 시작한다. "그때 내 나이 스물하고도 넷이었다 / 베트남전쟁에 참전하고 / 죽은 이들이 떼거리로 나타나 꿈을 헝클이는 괴로운 나날 속 / 서른 날의 휴가, 전쟁의 상처를 털어내고 있었다." 그는 1949년에 태어났다. 그는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을 모두 겪었다. 1967년에 태어난 이재승 시인의 시 첫 문단은 이렇게 시작한다. "중학교 시절 / 교내 백일장에서 장원을 했다, 시를 써서. / 학생 주임 선생에게 불려 교무실로 갔다. / '너, 이 새끼 사상계 읽었지.' / 그날로 나는 시를 쓰지 않았다. 그 선생이 미웠다."


성주 글쓰기 모임 '다정'이 낭송한 시는 이렇게 시작한다. "여기는 평화나비광장 / 평화 드라마를 찍는 세트장이다 / 오늘은 171회째(2016년 12월 30일 기준), 평화 드라마는 계속되고 있다 / 이 생방송 드라마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계속된다 / 모두가 연속극의 주인공이고 / 모두가 연속극의 스텝들이다." 배창환 시인의 시 '촛불은 촛불을 부른다!' 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우리는 분명히 알게 되었다 / 민주주의는 사람들을 힘없다고 무시하지 않는 것이며 / 사랑하는 사람들과 마음 편히 밥 먹고 정을 나누는 자유이며, 권리란 것을."


나는 사드를 자세히 알지 못한다. 사드라는 무기가 누구의 결정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경북 저 시골 마을에 배치가 되었는지 알지 못한다. 배치를 한 목적은 무엇이며, 배치를 했을 때 누구한테 좋은지 가려내지 못한다. 촛불로 탄생한 정부에서도 사드 배치는 계속됐다. 안보라는 목적 하에, 굳건한 한미동맹이라는 명분 하에 사람을 짐짝 다루듯 했고 줄줄이 소환해 생계를 위협했다. 대의를 위해서라면 보잘 것 없는 것들은 희생해도 된다는 것인가. 남의 나라 무기가 대한민국 땅에 버젓이 들어와 주인 행세하고 있는 게 정말 안보며 대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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