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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율의 독서 Sep 01. 2022

딸에게 읽어주는 <사기 열전> 7.

손자 오기 열전 孫子 吳起 列傳.  

오늘 읽을 <손자 오기 열전> 역시 <사마양저 열전>처럼 군인들을 다룬 이야기이다. 또 한번 군인들 이야기인데 어떠니? 이 때는 늘 전쟁을 하고 늘 전쟁을 준비하던 시기라 군인들이 안 나올 수는 없단다. 네가 조금 더 크면 전쟁은 왜 일어나며 왜 끊이지 않는지 아빠가 아는대로 설명해줄텐데, 짧게 이야기하자면 이렇다. 말이 통하지 않으면 목소리가 높아지고, 목소리가 높아져도 풀리지 않으면 싸움이 난다. 싸움이 커지면 전투가 되고 전투가 커지면 전쟁이 되는 것인데, 전쟁에는 정의로운 전쟁이 있고 정의롭지 못한 전쟁이 있다. 


<손자 오기 열전>의 주인공은 '손무孫武'와 '손빈孫臏' , '오기吳起'와 '방연龐涓'이며, 이들이 활동했던 시기는 춘추전국시대의 한 복판이었다. 춘추시대의 시작은 기원전 770년이고 전국시대의 끝은 기원전 221년인데, 이 4명 가운데 가장 먼저 태어난 손무는 기원전 470년에 사망했고 가장 나중에 죽은 손빈은 기원전 316년에 숨을 다했다. 손무과 손빈은 그 전략과 전술이 탁월하여 '손자'라는 존칭을 갖게 되었고, 오기 역시 일부 사람들은 '오자'라고도 부르나 손자에 비해서는 그 빈도가 많이 낮다. 그리고 방연은 그냥 방연이다.


먼저 사마천이 '손무'를 묘사하는 문장을 읽어볼까? "손자는 말했다. '약속이 분명하지 않고 명령에 숙달되지 않은 것은 장수의 죄이지만, [약속이] 이미 분명해졌는데도 법에 따르지 않는 것은 사졸들의 죄이다.'" <사마양저 열전>에서 '전양저'가 군령의 위엄을 들며 '장가'의 목을 벤 이야기가 생각나지 않니? 손자는 장병 누구나가 이해하기 쉬운 말로 명령을 내린 장수로 유명했고, 약속을 잘 지킨 사람으로도 정평이 나 있었다. 이 손자가 쓴 병법서 가운데 하나가 <손자병법>이라는 책이며, 아빠가 다시 도전하고 싶은 고전 중 하나이다.


다음 손빈이 했다는 말을 사마천의 입을 통해 들어보자. "어지럽게 엉킨 실을 풀려고 할 때는 주먹으로 쳐서는 안 되며, 싸우는 사람을 말리려고 할 때도 그 사이에 끼어들어 손으로 밀치려 해서는 안 됩니다. 급소를 치고 빈틈을 쳐 형세를 불리하게 만들면 저절로 해결될 것입니다. 싸움을 잘하는 사람은 그 형세를 잘 이용하여 유리하게 이끌어 나갑니다." 현명한 말이고 멋진 지략이지만 참 실천하기 어려운 방법 아니니?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고 하지만, 문제는 나를 아는 것부터가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이제 사마천의 마무리 말을 읽으며 <손자 오기 열전>을 정리해보자. "속담에 말하기를 '실천을 잘하는 사람이 반드시 말을 잘하는 것은 아니며, 말을 잘하는 사람이 반드시 행동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라고 하였다. 손자(손빈)이 방연을 해치운 책략은 영명했으나, 일찌감치 [다리가 잘리는] 형벌을 당하는 재앙을 피하지는 못하였다. 오기는 무후에게 형세가 [임금의] 덕행만 못하다고 말했지만, 초나라에서 그의 행실이 각박하고 잔혹하며 인정이 적었으므로 그의 목숨을 잃었으니 슬프구나!" 잔인한 전쟁터에서는 별의별 일이 다 있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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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읽을 이야기는 <사기 열전>의 6번째 편인 <오자서 열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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