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4분기, 주요 사건들.
하루는 길기만 한데 한달은 왜 이리도 짧은 걸까. 하루는 길기만 한데 일년은 왜 이리도 짧은 걸까. 흐르는 시간에 늘 당하고만 있으니 늘어가는 뱃살처럼 마냥 속수무책이다. 2022년 9월도 다 갔고, 이제 쌀쌀한 10월이다. 바람은 점점 차가워지고, 단풍은 낙엽이 되어 이리저리 굴러다닌다. 독서는 성과가 있었으나 계획했던 일들에 진척이 없어 안타깝고 쓸쓸하다. 2022년의 남은 날들은 정확히 3달, 내 40대의 시작이 딱 3달 남았다.
이번 달 독서는 <사기 열전>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8월 말에 시작한 독서가 이제 안착되었고, 10월 20일께는 70편의 이야기 중 35편까지 독서를 마칠 수 있겠다. <로버트 파우저의 도시 탐구기>와 <아름다운 사람 권정생>도 계획대로 통독을 마쳤고, <박태균의 이슈 한국사>는 오늘 내일 독서를 시작하는데 일정상 9월 30일까지 완독은 무리겠다. 기후위기를 다룬 <우리는 결국 지구를 위한 답을 찾을 것이다>는 끝내 읽지 못했다.
계획에 없던 책 가운데 김훈 작가의 <하얼빈>과 이충렬 작가의 <신부 이태석>을 이번 달에 읽었다. <하얼빈>은 작가의 옛 소설들을 떠올리게 했는데, 독서 중간중간에 <개>, <남한산성>, <흑산>의 흔적이 살짝살짝 보였다. <신부 이태석>은 작가의 서술 방식이 특히 인상 깊은 책이었는데, 인물 인터뷰, 현장 취재, 자료 조사를 토대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저자의 노하우에 배운 바가 많았다. 작가가 쓴 다른 책들도 더 살펴볼 생각이다.
다음 달에는 총 4권을 읽는다. <사기 열전>은 2022년 9월 28일 기준, 23편까지 독서를 마쳤으니 12편만 더 읽고 정리하면 목표를 달성한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2022년 4/4분기를 정리하는 방법으로 계획한 책 중 하나이고, 한동일 신부의 <로마법 수업>은 2023년에 읽을 '마스터스 오브 로마' 독서의 준비 단계이다. 이본 쉬나드의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은 잊을 때마다 훑어보는 '조직 관리' 연구 도서이다.
10월은 유독 굵직한 사건이 많은 달이다. 1990년 10월 3일, 독일 통일. 1994년 10월 21일, 성수대교 붕괴. 2016년 10월 24일, JTBC 최순실 태블릿 PC 보도. 2021년 10월 27일,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전남 여수 해양경찰교육원 입소. 이 사건들은 알게 모르게 내 삶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써, 연말을 정리하고 새해를 다짐하는데 귀한 도구가 되기도 했던 일들이다. 앞으로 내 인생은 어떤 방식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 가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