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니 제자 열전 仲尼 弟子 列傳.
벌써 7번째 이야기까지 왔네? 오늘 읽을 〈중니 제자 열전仲尼 弟子 列傳〉은 《사기 열전》 총 70편 가운데 7번째 이야기로써, 공자와 그의 제자들 간의 대화를 사마천의 입으로 전하고 있는 것이다. '공자孔子'하면 떠오르는 책이 《논어 》인데, 이 《논어》는 공자의 제자들이 자신의 스승으로부터 배운 것들을 이리저리 정리한 것이다. 공자는 우리가 읽었던 〈노자 한비 열전〉에도 잠깐 나왔었는데, 옛 기억을 한번 끄집어 내어 볼까? 공자가 노자에게 '예禮'가 무엇인지 묻자 노자는 공자에게 "교만과 욕망, 위선과 야심을" 버리라고 했다.
'중니'는 공자의 '자字'인데, '자'란 어린이가 어른이 되면 부모가 자녀에게 '앞으로 더 큰 사람이 되길 바라며' 붙여주는 이름이다. 아빠는 아쉽게도 자가 없지만 네가 크면 아빠가 지어줄 생각이 있다. 〈중니 제자 열전〉에는 공자의 제자 가운데 70여명이 등장한다. 그 가운데 아빠가 네게 이야기해 줄 제자는 총 4명으로, 공자가 가장 아꼈다는 안회顔回 그리고 공자가 그들의 됨됨이 때문에 그 앞날을 많이 염려했다는 중유, 전손사, 사마경 등이다. 안회의 자는 '연淵', 중유의 자는 '자로', 전손사의 자는 '자장', 사마경의 자는 '자우'이다.
먼저 안회를 다룬 사마천의 문장을 읽어볼까? "안회는 스물아홉에 머리가 하얗게 세더니 젊은 나이에 죽었다. 공자는 제자의 죽음을 매우 슬퍼하여 소리 내어 울면서 말했다. '내게 안회가 있은 뒤부터 제자들이 나와 더욱 친숙해졌다.' 노나라 애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제자들 중에서 누가 배우기를 좋아합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안회가 배우기를 좋아하고 노여움을 [남에게] 옮기지 않으며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았는데, 불행하게도 젊은 나이에 죽었습니다. 지금은 [세상에 배우기를 좋아하는 자가] 없습니다." 상황이 참 슬프고 애처롭다.
이제 중유의 질문을 보자. "자로가 물었다. '군자도 용기를 숭상합니까?'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의義를 최상으로 여긴다. 군자가 용기만을 좋아하고 의가 없다면 세상을 어지럽히게 되고, 소인이 용기만을 좋아하고 의가 없다면 도적이 된다.'" 우리는 여기서 목소리만 크고 뒤돌아서면 딴 생각을 하는 숱한 어른들을 생각해야한다. 다음 전손사의 질문을 읽어보자. "자장이 녹(벼슬)을 구하는 방법을 묻자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많이 듣되 의심나는 것을 버리고 그 나머지를 신중하게 말한다면 실수가 적을 것이다.'" 듣는 게 중요한데 이게 참 어렵다.
마지막으로 사마경의 물음과 공자의 답을 읽으면서 〈중니 제자 열전〉을 정리해보자. "자우가 군자란 어떤 사람인지 묻자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근심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다. 안으로 반성하여 꺼림칙하지 않다면 무엇을 근심하고 무엇을 두려워하겠느냐?'" 공자는 군자의 덕목으로 '반성'을 말씀하셨다. 반성을 하여 꺼림칙하지 않으면 걱정도 없을 뿐더러 머뭇거림도 없다는 뜻인데, 사람이 떳떳하게 살려면 무엇보다 반성하는 태도를 먼저 배우고 익혀야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 떳떳함이란 '교만과 위선', 특히 '위선'을 버려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
공자는 기원전 551년에 태어나 기원전 479년에 사망했다. 잔인하고 어지러웠던 '춘추시대'였고, 이 어지러움을 바로잡기 위한 방법들이 다양했던 시대였다. 공부로써 세상에 기여하고자 했던 방법들을 묶어 '제자백가諸子百家'라 부르며, 다음 시간에는 '법가'를 대표하는 사상가 '상앙'을 다룬 〈상군 열전〉을 함께 읽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