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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율의 독서 Mar 24. 2022

문희상, <대통령>.

청와대와 용산.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에서 당선된 대통령의 권한은 막강하다. 헌법 1장 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하지만, 선출된 대통령의 권리나 권력의 범위는 막대하다. 헌법 66조는 대통령을 '국가의 원수이며,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한다'고 명시했고, 이 책 <대통령>에 따르면 대통령이 임면任免 할 수 있는 자리는 무려 7천여개나 된다. 


대통령은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진다. 헌법 4장 66조에 나온다. 69조는 이렇게 기술되어있다. "대통령은 취임에 즈음하여 다음의 선서를 한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헌법을 준수한다는 건, 더 말할 필요도 없이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안보를 도모하는 것이다. 


이 책 <대통령> 98쪽에는, 청와대에서 일하게 될 때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나와있다. "청와대에 들어오면 큰 그림을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공무원들은 보통 자기 업무 외에 폭넓은 시야를 갖기가 어려운데, 청와대에서는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면서 국가의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들여다보며 배울 수 있다." 여기서 청와대란, 당연하게도 각계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얼굴을 맞대어 일하는 장소를 말할 것이다. 


2022년 3월 20일, 20대 대통령 당선자는 청와대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길거라 천명했다. 현 청와대는 제왕적 대통령을 상징하는 공간이라는 게 이전의 주된 이유였고, 당선자는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 대목에서 나는 궁금해졌다.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면 제왕적 대통령 이미지가 사라지나? 이미지는 대통령 하기 나름 아닌가? 당선자에게는, 청와대로 들어가서는 안 되는 강력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이 책 121쪽에 허준의 <동의보감> 한 대목이 나온다. "통즉불통 通卽不痛, 불통즉통 不通卽痛".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곧바로 병이 난다"는 뜻이라 한다. 20대 대통령 당선자가 자신의 사무실을 자신이 일하기 좋은 여건으로 만들고 싶다는 것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현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뭔가 잘 통하지 않아 보인다. 헌법의 준수는 잠시 물린다하더라도, 일은 여럿이 함께 모여서 해야 분명 생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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