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프롤로그

엄마의 가출일기, 시작


당신이 더욱 빛나기 위해 그리고
당신이 누군가를 빛나게 하기 위해 혼자 있는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 

- 유은정,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 중에서 - 


엄마가 되면 우리 아이가 뭘 잘 먹고 어떤 놀이를 할 때 가장 몰입해서 즐겁게 하는지 남에게 설명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 다. 남편이 어떨 때 화가나고 그 화를 풀어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한 정확하게 알고 있다. 그러나 정작 나는 어떤 음식 을 좋아하고 어떨 때 상처를 잘 받으며 무엇을 할 때 가장 즐 거운지는 잊고 지낸다. 아프니까 청춘인 시절에는 자아를 탐구 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하지만, 엄마가 되면 나의 탐구생활 은 밀린 방학숙제가 되고 만다. 그러다 보니 아이와 남편에게 집착하고 그들이 자신의 전부가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엄마가 되고 나서 마음에 항상 걸리던 것이 있었다. 내 마음속 깊은 우물 속에 꽁꽁 숨겨놓은 나의 상처, 그것을 밖으로 꺼내 보지 않고서 진짜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깨끗이 치유할 수는 없겠지만 언젠가는 직접 그 상처를 확 인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입속에서 맴돌던 가시 박혀있는 질문을 던지고 대답 해야만, 나를 둘러 싸고 있는 못난 껍질들을 벗겨 낼 수 있을것만 같았다. 육아를 하다보면 참을 수 있는 일에도 욱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못난 엄마인 것을 자책하며 밤마다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울 때는 내가 다중 이 혹은 정신병자는 아닌지 의심하며 씁쓸해 했다. 그리고 그 런 내 모습 뒤에는 풀지 못한 상처가 숙제로 남아있기 때문이 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괜히 내가 불쌍하기도 했다. 


때마침 모든 것과 떨어져 홀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가 생 겼다. 그 기회를 빌어 그동안 하지 못한 나의 이야기를 써보려 한다. 


솔리튜드(즐거운 고독)를 즐기며 나를 기록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