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은 모르지만] 침체될 때 나는 이렇게 했다

by 도묵
인생에 지름길이 있을까?

잘은 모르지만 현재까지의 경험상 운으로 얻은 것은 실력이 뒷받침해주지 않는 이상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하락했던 것 같다.


2018년, 2021년 암호화폐로 우연히 벌었던 돈들은 지금 내 수중에 없다. 오히려 그때보다 더 자산의 손실이 발생했다.


작년에는 내 주변 사람들이 암호화폐로 돈을 벌었다는 소식을 듣고 내 자존감을 스스로가 긁어댔지만, 지금에 와서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지불한 그 값은 수업료니 교육비니 사람들이 운운하는 것처럼 인생에 대한 수업료였던 것이었다. 그것치곤 참 싸게 배웠다. 아주 잘 배웠다.


내가 진짜 제대로 된 가치 창출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기회가 왔을 때 잡고 유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기회에 단기적으로 편승하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그것은 운으로 되는 일이 아니었다.


내 생에 운은 참 많았다. 좋은 선생, 좋은 친구, 좋은 멘토, 좋은 동료. 반짝반짝 빛나는 무형의 가치들은 아직까지 나를 떠나지 않고 있으니 어떤 부분에선 나는 지름길을 찾기보단 진정성을 찾았는데 하는 생각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돈이 문제가 아니었으며, 내 상황이 문제가 아니었고, 내 주변 사람들이 문제가 아니었다. 나는 반지하 방에 사는 내 처지를 비관했으며 퇴근할 때마다 가구에 머리가 부딪히 곳에서 삶을 살아야 하는 삶 자체를 비관했다.

내 주변 사람들의 노력을 간접적으로 폄하했으며 그로부터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음에도 젊음의 시간 일부를 진흙 바닥에서 잠시나마 머물렀다.


내 성실성을 지적하기보단 출근길이 먼 직장 탓을 했고 집 정리를 하지 않는 내 삶을 개선하기보단 좁은 집 구조를 탓했다.


생각해 보면, 젊은이들은 누구나 다 겪는 것일 텐데 나는 그조차도 견디기 힘들어했다. 힘든 것도 사실이었지만 비관적이기보단 이겨내는 방법을 찾았어야 했다.


나는 지름길을 찾기 급급했다. 돈을 빨리 모을 수는 없을까. 반지하에서 빨리 탈출할 수는 없을까. 한 달 뒤, 아니 반년 뒤에는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는 없는 걸까.


계속해서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를 마음속에 쳐댔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마음은 열등감에 찌들어 있었고 나는 내 자화상을 제대로 보지 않으면서, 내 과거의 게을렀던 나날들을 생각해보지 않고서 다른 것들을 탓하는 데에 시간을 쏟아부었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내 상황을 당장 진작시킬 방법을 찾지 못했고, 하다못해 유튜브에 떠도는 자기계발 방법들과 서적들을 사서 읽어도 보았다. 하나 그것은 근본적인 방법이 아니었다.


내가 찾은 것은,

내 환경을 바꿀 수 없다면 내 마인드를 좀 더 건전하게 바꿔보자고 마음먹었다. 미뤄놓았던 청소와 설거지, 음식물 쓰레기들을 처리했고 하고 있던 사이드 프로젝트에 시간을 쏟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에게 더 나은 환경이 되어줄 기업을 물색했다. 주변 지인들에게 자문을 구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도 하고 따로 만남을 청해 보다 근본적인, 가지 따위는 신경이 쓰이지 않을 정도로 뿌리부터 바꿀 수 있는 지혜를 갈구하며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나에 대한 불만을 타인과 세상에 표출하는 대신, 나 자신부터 건강하게 가꾸는 것을 시작했다. 그랬더니 자연스럽게 나타난 변화들이 있었다.


1. 열등감이 불식되었다.
2. 운동을 통해 활기를 되찾게 되었다.
3. 나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찾는 와중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되었다.
4. 좋은 습관들을 유지할 수 있는 의지를 지탱해 줄 마인드를 갖게 되었다.


좋은 사람들과 재밌고 가슴 뛰는 일을 하는 환경을 바꾸는 것.

내가 사는 삶의 환경을 바꾸는 것.


내 마인드를 바꾸는 와중에, '더 바꿔보아도 되겠는데? 이 정도면 내가 더 나은 환경을 나에게 주어도 더는 전처럼 불평과 불만을 하지 않을 것 같은데? 그리고 나에게 더 좋은 환경을 줘야 할 타이밍인 것 같아.'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이직 준비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더 나은 환경을 선사해 줄 기업으로 이직했다. 그리고 새 보금자리가 되어줄 집을 계약했다(매매 아님).


젊음이 주는 가치는 돈에서 온다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돈을 좇기보다 현재 벌어들이는 돈을 어떻게 더 잘 써야 할지를 고민했다.


첫째는 돈을 더 주더라도 좋은 집으로 이사를 가는 것. 값싼 전세에서 비싼 월세로 이사를 감행했다. 이제 이후부터는 내가 하기에 달렸다는 마음가짐으로.


둘째는 직장. 내 성장을 도울 수 있는 회사로 이직하는 것. 회사는 고용한 사람으로부터 가치를 뽑아먹고, 고용당한 사람은 회사로부터 가치를 뽑아먹을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서로 공생하는 방법이라 생각하고 회사 입장에서의 내 가치를 피력해 줄 수 있을만한 이력을 마련했고, 이력서에 그대로 녹여냈다. 그다음은 내가 성장의 가치를 얻을 수 있는 회사를 찾는 일만 남았었다.


운이 좋게도 내가 하고 싶어 했던 업무와 결이 비슷하며 근무 환경이 좋은 회사를 찾게 되었고, 세계 정상급 플레이어들과 업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내 욕심을 불릴 생각을 실천하기보다 내 욕심을 덜어줄, 그리고 비워내는 행동들을 실천했다. 내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들을 덜어내고, 내 마음의 하찮은 욕심을 배제시키고, 집안 가득한 쓰레기들을 비워냈다.

작가의 이전글우당탕탕 신입 PO의 모험기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