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화.
생각해 보면, 인생은 늘 그랬다.
끝났다고 믿은 일들이 다른 얼굴로 돌아왔고,
견뎠다고 여긴 감정이 다시 고개를 들기도 했다.
그래도 우리는 계속 살아왔다.
어두운 이야기를 오래 붙들고 있었다고 해서
삶이 어둡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어둠을 겪고 무너지고,
어떤 사람은 그 어둠 속에서
자기 안의 작은 빛을 발견한다.
어둠을 겪은 뒤에야
밝음을 조금은 알게 되고,
불행을 충분히 통과하고 나서야
사소한 기쁨이 얼마나 선명한지 알게 된다.
그 차이는 크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모두가 비슷한 길을
다른 속도로 지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종종
나라는 존재의 소중함을
너무 늦게 배운다.
혼자 버텨야 한다고 믿고,
기대면 짐이 된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움츠러든다.
그런데 돌아보면 이미 누군가는
우리를 소중히 여기고 있다.
설명하지 않아도 곁에 있어준 사람,
우리가 우리를 의심할 때도
의심하지 않았던 사람들.
그들의 태도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배운다.
나는 함부로 대해져도 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사랑받지 못했다고 믿는 마음은 오래 남는다.
그 마음은 우리를 흔들고,
더 갈망하게 만들고,
더 인정받고 싶게 만든다.
어쩌면 그 결핍이
우리를 여기까지 데려온 것인지도 모른다.
사랑받지 못했다고 믿었던 마음이
결국은 사랑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으로
우리를 자라게 했을지도 모른다.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잠정조치는 8월이면 종료된다.
어떤 결론이 날지는 모른다.
어쩌면 또 다른 과정이 이어질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지금의 나는
이전보다 조금 덜 흔들린다.
세상의 밝음과 어둠이 번갈아 찾아오더라도
나는 나를 지우지 않고
그 자리에 서 있으려 한다.
처음에는 견디기 위해 썼고,
지금은 멈추지 않기 위해 쓴다.
그 사이에서 나는 조금 자랐다.
사랑받지 못한 마음이 나를 키웠다.
어느 날, 아무 일도 없는 하루를 살다가
문득 알게 될지도 모른다.
사랑받지 못했다고 믿었던 그 마음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