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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 Aug 07. 2022

꿈을 꾸는 사람과 꿈을 실현하는 사람

세상에는 꿈을 꾸는 사람과 꿈을 실현하는 사람이 존재한다.

우리 사업을 인큐베이팅해주시는 CNTT 기능적으로 구현이 필요해 협업이 필요한 곳들을 이어주시거나, 자문이 필요할  멘토링이나 관련 스타트업과의 컨택을 도와주신다. 간단하게는 메일이나 유선연락 혹은 대면 미팅을 통해 지금까지   없던 영역의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이 글을 써야지 했던 이유는 바로 인플루언서 관련 스타트업 '디노 스튜디오'를 만나고 와서다. 정말 정말 놀랍게도 디노 스튜디오의 CEO분은 내가 9년 전, 21살이던 2013년에 NEST라는 창업 경진대회에서 봤던 분이었다.  그땐 너무 어렸고, 인생에서 아마 그런 자리를 처음 가봤던 걸로 기억한다.


당시에 그분은 1등을 하셨었고 PT도 너무 잘하고 헤어 스타일도 독특하셔서 뇌리에 깊게 박혔다. 꿈 많던 21살엔, 아~ 나도 남은 기간 동안 저렇게 멋진 대학생활을 해야지 생각했던 거 같다. 처음 CNTT로부터 연락처를 받았을 때도 특이한 이름인데 어디서 본거 같다 싶긴 했는데, 미팅 날 아침에 가기 전에 회의실에서 CEO 인터뷰를 보다가 멤버들에게


'뜬금없고 거짓말 같겠지만 나 저 사람 아는 사람인 거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얼른 네이버 클라우드를 뒤져봤더니 기록들이 나왔다 저분을 어디서 봤더라 하다가  잊고 있던 2013년이 떠올랐다.  그때는 대학생의 무궁무진한 꿈을 안은 챠로 참가한 창업대회였지만 같은 9년이라는 시간을 흐른 뒤, 저분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가고자 했던 궤적대로 정말 회사를 만들었으며 CEO가 되어 계셨다.


그 시절과 지금 회의실에 플레이되고 있는 인터뷰 영상이 오버랩되면서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멜랑꼴리 한 기분과 함께 생산적인 자극이 나를 찾아왔다. 그리고 그날의 디노 스튜디오와의 미팅은 정말 우리가 고민하던 것들에 대한 많은 도움, 그리고 앞으로 사업을 빌딩 하는 데 있어서 많은 시간을 버리고서야 얻을 수 있었던 직접 해본 산 경험 들을 많이 얘기해주셔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선배라는 게 단순히 연차가 높은 사람이 아니라, 이렇게 내가 가볼 험난한 길을 먼저 가보고 오늘과 같이 조언해줄 수 있는 게 선배라는 단어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란 생각도 했다. 원래 성격 같으면 아는 척하지 않았겠지만 이 우연한 만남이 너무 신기해서 미팅이 끝난 후, 사실 9년 전에 뵈었었다는 말을 전했다. 그러시냐며 아직도 헤어스타일은 독특하죠?라고 위트 있게 받아치셨다. 그리고 당시 같이 참가했던 멤버분이 현재의 이사님이라는 말도 해주셨다.


누군가는 꿈을 그저 꿈이라 그리며 살지만 누군가는 꿈을 실현해나가며 산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다.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9년 동안 무엇을 했나, 원하는 대로 내 가슴이 뛰는 곳을 향해 나아갔는가라는 생각이 스쳤다. 그저 어디 가서 남부끄럽지 않게 대기업에 들어가야 하고 안정적인 직장에 가야 한다는 어른들의 소리나 사회적 눈초리에 그저 안전하고 무난한 선택을 한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오랜만에 다시 들었다.


그나마 이렇게 다시 한번 마주한 걸 보면 조금은 돌아왔더라도 다시 비슷한 씬에서 존재하고 있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디노 스튜디오 대표님을 보면서 그 기업이 너무 유망해서, 잘 만든 비즈니스 모델이라서 아니면 어느 스타트업 CEO들처럼 말을 너무 잘해서가 아니라(물론 여전히 말도 잘하셨다) 저 사람이 10여 년의 세월을 꿋꿋하게 자신만의 목표를 향해 달리는 그 여정, 그 진정성과 노력에 오랜만에 진짜 감동했다.


아마 나는 점쟁이도 아니고 뛰어난 VC심사역도 아니지만 저분은 뭘 해도 성공하실 거라고 믿는다. 앞으로는 현실의 벽에 무너지는 척, 사회가 정해 놓은 유망함이라는 조건이나 그저 시대가 흐르는 대로 휩쓸려서 하는 선택, 그리고 안정감에 취해 나태해지는 선택 말고


조금은 불확실하더라도 무엇이 되었든 내 가슴이 뛰게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면서 살아야겠다란 생각을 했다. 루즈해진 회사원에게 꿈꾸던 시절의 대학생 시절을 회상시켜준 너무나도 좋은 만남이었다. 이제부터는 나도 꿈을 꾸는 사람 말고 실현하는 사람이 되길 바라보며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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