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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 Jan 09. 2022

1st week. 마인드셋을 위한 교육

비워야 채울 수 있다, 새로운 세계에 들어가기 전에 가장 먼저 필요한 일

 1주 차 목표는 "지금까지 여러분들이 해왔던 업무, 일 해왔던 방식, 마인드를 싹 다 버리는 겁니다."


새로운 사업을 해야 하는 데, 지금까지의 사고방식이나, 기존 여러분들이 가지고 있던 틀에 갇히지 않고 온전히 몰입하려면 기존 방식이나 해오던 패턴에서 벗어나는 게 제일 먼저 필요해요 






회사를 떠나는 것도 아닌데 여기저기 비공식 송별(?) 회식을 했다. 얄짤없이 짐을 싼 그날에 바로 나의 대체 업무자는 내 책상에 자기 명패를 걸어버렸고, 그렇게 순식간에 본사에서 내 자리는 사라졌다. 어느 금요일 저녁에 회사로부터 도보로 10여분 되는 공유 오피스로 짐을 옮겼다. 아직 퇴사를 안 해봤지만 퇴사를 하면 이런 기분인 건가 싶게 멜랑꼴리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대망의 첫 주 시간표가 메일로 왔다. 꽤나 알차게 짜여진 스케줄 때문에 조금 놀랐다. 

조금 더 솔직한 소감은 "우리 회사가 이렇게 열심히 준비했다고? 진짜 뭐 좀 해보려고 하나?"였다.


그리곤 1주 차가 시작되기 전, 사전 OT에서 담당자분께서는 우리한테 당부하셨다. 


본사에서 오는 연락은 정말 긴급한 게 아니라면 최대한 받지 않았으면 하고, 교육 커리큘럼에 몰두해주면 좋겠다, 여태까지 여러분들이 쌓아온 관점은 도움이 되겠지만 이렇게 새로운 관점이 필요한 일에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 생각했던 틀에 갇히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씀 주셨다. (이 말을 듣고 나 혼자만의 기대치가 +1 상승했다)


DAY1. 팀 빌딩 (w. 인사팀) 

어느 조직이든 처음 가면 으레 형식상 아이스브레이킹으로 하는 그런 멤버 탐구활동을 했다. 앞으로도 자주 등장할 4명의 멤버 구성을 간단히 적어보면 10년 차 과장님, 이제 5년을 채워가는 나와 입사동기, 그리고 4년 차 한 분, 이렇게 4명으로 구성되었다. mbti와 유사한 애니어그램 성향 파악 테스트를 통해 서로에 대해 조금 더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나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3번 효율주의자였으며 과장님과 동기는 2번 유형인 사랑주의자, 마지막 1명은 5번 유형인 현명한 관찰자 1분이 나왔다. 꽤나 좋은 조합이라고 생각했다. [+ 나중에 알게 된 mbti : ENFJ+ESTJ+ENFP+ENTP(나)]


DAY2. 스타트업 특강 (w. 여러 스타트업 대표들)

실제 스타트업을 어떻게 빌딩 했고 지금은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던 스타트업을 직접 만드신 대표들을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여러 번 피보팅 한 끝에야 현재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는 이야기, 투자를 받기 위해 수많은 피칭을 했던 이야기, 드라마도 나올 정도로  요새는 트렌드처럼 비추어지고 있고 멋져 보이지만 현실은 정말 가시밭길이다 등등 정말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셨다.  


오후에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빼놓을 수 없게 너무나도 중요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조금 생소할 수도 있는 VC와 AC에 대해 알려주실 VC대표님께서 벤처 캐피털과 엑셀러레이터에 대해 강연해주셨다. 쉽게 설명하면 벤처캐피털은, 스타트업에 직접 자금 투자도 하고, 투자자 조합(?)을 결성하여 스타트업들의 사업성을 심사하여 투자유치도 권유하는 역할을 한다고 이해했다. 또한 엑설러레이터는 단어 뜻 그대로, 그런 스타트업들의 사업화에 가속을 더해줄 수 있는 조력자의 역할로 이해했다. 투자를 위한 IR자료 작성이나 사업 전반에 관련하여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주는 인큐베이팅 역할을 해준다. 


5년간 회사생활을 하며 이런 완성된 기업에 있으면 알 수 없던 세계라 꽤나 흥미롭게 들었고, 벤처 캐피털이야 말로 자본주의에 딱 맞는 비즈니스 모델이지 않나 감탄을 하며, 이런 세계도 있었구나 싶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후에 강의를 해주신 대표님이 훗날 우리 사내벤처의 AC도 되어주신다.  


DAY3.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w. 전략 컨설팅사 파트너의 특강) 

이 강의를 들으며 느낀 점 요약 1.  역시 기본이 잘되어 있어야 한다 2. 컨설팅하시는 분들은 역시 말과 장표 찍기를 잘한다. 그런데 설명해주시는 원리는 참 간단하게 질리도록 책에서 보고 들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MECE 중복 없이 그리고 빠진 것 없이 명확히 하면 된다는 것, 논리로 다 부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 아니었나 싶다. 프로젝트 매니징 전반부터 끝판에는 M&A까지 꽤나 광범위한 부분들을 강의해주셨다. 파트너님과 함께, 논리적 사고를 실습해보려고 케이스를 가지고 풀어나가는 과정도 꽤나 재밌었다. 덕분에 오버타임 된 강의였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열심히 한다며 담당자분이 역시 젊다며 웃으셨다. 


DAY4. Case study (w. 사내벤처 담당자)

사내벤처 담당자분께서는 회사의 M&A나 전략적 투자 신사업 관련된 업무를 진행하시던 분이다. 강의를 들으며 정말 내가 소속되어 있던 조직(사업본부)이 아닌, 우리 회사가 이렇게 많은 일을 진행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회사를 설득하는 자료는 어떤 플로우로 짜여있는지, 왜 이런 사업을 기획하게 되었는지, 왜 이런 투자를 진행하는지 우리 회사 관점으로 설명 주셨는데 가까운 우리 회사 이야기라 그런지 더욱 흥미롭게 들었던 거 같다. 요새는 오픈 이노베이션이라고 해서 회사에서도 전략적으로 스타트업을 투자처로도 분석하고, 우리와 같이 직접 육성도 하려는 게 점차 대세가 되어가는 거 같다는 생각도 했다. (+이 때는 어색함에 몸부림쳤던 사내벤처 담당자 분과의 시간들이 무색하도록 지금은 우리에겐 없어서는 안 될 제5의 멤버로 항상 엄마처럼 돌봐주시고 있다.. 무한한 감사를..!)


DAY5. 멤버 4명의 그라운드 룰 및 R&R설정 

멤버들과 앞으로의 일상을 위한 그라운드 룰과 알앤알을 나눴다. 관례적으로 진행되는 불필요한 일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룰을 세웠다.  알앤알은 크게 리더(소통) 회계/일정, 기록, 자료 등으로 애매하게 나눴는데 흥미로웠던 점은 멤버 중에 기자 출신인 멤버가 있었다, 그래서 지금도 매일 커미티나 미팅이 끝나고 나면 재빠르게 정리해주는 역할을 정말 잘해주신다. 나는 엉겁결에 자료담당이 되었는데 이렇게 힘든 역할인 줄 알았으면 다른 걸 할걸 그랬다... 는 장난이고,, 장점을 찾아보자면 그래도 회사에 있을 때랑 다르게 최대한 틀에 박히지 않지만 논리적인 자료를 만드는 걸 고민하느라 마치 발표마다 단편 영상을 찍는듯하게 재미있게 임무를 다하는 중이다. 


이렇게 우리의 길고도 짧았던 1주 차는 담당자님의 기획의도에 맞게  정신없이 바삐 지나갔고, 어설프게만 알고 어깨너머로만 봤던 새로운 것들을 많이 주입시키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이래서 좋은 기획이 필요한가 보다 라는 깨달음과 함께 어느 새, 사무실을 떠나던 때의 시원섭섭했던 느낌은 많이 흐릿해졌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우리는 꽤나 성공적인 1주 차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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