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채용을 해보며 느낀 점
회사로부터 투자금을 받고 정식 사업화를 시작했을 때, 우리는 디자이너와 개발자는 꼭 채용하고자 했다. 원래 스타트업의 대체적인 초기 멤버 구성은 공식처럼 이렇게 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기획자+디자이너+개발자" 결론적으로 우리는 하나도 내부로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그나마 저 셋 중 어찌저찌 기획자는 우리가 노력해서 커버칠 수 있는 영역이라 생각했고 디자인도 여태까진 내가 어찌저찌 몸빵 했지만 진짜 사업을 시작한다고 하기엔 성에는 한참 차지 않았다. 개발자는 채용과 외주사 태핑 중 고민고민 끝에 외주사를 선정하여 IT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위탁하는 형태로 의사결정했다.
그래서 우리는 디자이너만 채용을 시작했고, 디자인 아르바이트를 구해보면 어렵다는 다른 부서들의 경험치와 우려와는 달리 우리 공고에는 16명이나 지원을 해줬다. 아마 사내벤처기 때문이지 않을까?라는 추측을 해봤다. 스타트업이나 창업에 대한 관심도나 대기업 속 스타트업에 대한 매력도가 있지 않았을까?! (아님 말고)
그렇게 5명의 지원자 면접을 보게 되었다. 면접관은 처음이고 아직 내 앞가림도 잘 못하는 내가 감히 어떻게 사람을 뽑을 수 있을까 싶고 그 짧은 시간만 보고도 가려낼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하며 임했는데 놀랍게도 그 시간 안에도 지원자들이 지금 이 자리가 얼마나 간절한지가 내 눈에도 보였다.
그러다 보니 내가 면접을 봤던 6년 전도 생각도 나고 과연, 당시면접관들에겐 내가 어떻게 비쳤을까? 그런 생각도 해보면서 멜랑꼴리 한 기분이 들었다. 정말 열심히 자료까지 준비해 왔던 지원자를 보면서는 이 중 한 명만 뽑아야 한다니란 생각에 마음이 조금 어렵기도 했다.
이미 일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경력이 꽤 되고 유사한 포트폴리오를 가진 분과 자신을 노력하는 디자이너라고 칭하며 경력은 아직 다소 부족한 친구 중에 마지막 고민을 했다. 그런데 결정을 하려고 하니 다른 것 보다도 후자였던 지원자의 간절함이 가득 담긴 답변들이 뇌리에 남았다.
대면/비대면 중 면접 방식을 택할 수 있었는데 전혀 가산점이 없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집이 장장 2시간의 거리를 끝끝내 면접을 보러 여기까지 왔길래 우리는 면접이 끝나고 나가는 길에 그 사유를 물었다. 출근할지도 모르는 곳인데 실제로 와보고 싶었다는 대답, 이제 돌아가기에도 집이 너무 먼 거 아니냐는 물음에 정 힘들면 이 근처에 살 마음도 있다는 응답, 그리고 자신이 이번 기회를 통해 성장하고 싶은지에 대해 진솔하게 얘기하던 것들이 인상적이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는 지금 저렇게 간절하게 열심히 하고 있나? 이제 고인 물이 되어 버린 건 아닌가 라는 자극도 됐다.
실력이 월등하게 초격차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전제하에, 내가 평소 생각했던 가설과는 다르게 마지막 결정의 순간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을 골라야 하는 결정의 순간에서, 내 마음을 움직이는 건 엄청난 퀄리티의 포트폴리오나 경력, 실력 보다도 간절함과 진정성이 더 강한 무기라는 것을 느꼈다.
원래 이런 말은 한낱 감성팔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겪어보니 진짜 그래서 더욱 놀랐다. 역시 직접 겪어보기 전엔 모른다는 말이 맞다. 나와 같이 면접을 봤던 나머지 2명의 면접관도 똑같이 생각했던걸 보면 다들 그렇게 느끼지 않을까? 란 생각도 했다.
그렇게 우리가 채용한 열정보이와 함께하게 된 지, 아직 1달도 되지 않았다. 여태까지는 내가 생각하는 우리 팀의 코어 스피릿처럼 모든 게 완벽하진 않지만, 모자란 게 많지만 어떻게든 해내려는 사람인 거 같아 너무나도 다행이다. 어제도 오늘도 항상 옆자리에서 열심히 해주는 열정 보이가 훗날 프로젝트를 끝내는 날, 기록을 보며 뿌듯하길 바라며!! 이렇게 또 채용이라는 새로운 경험치를 한 뼘 쌓아간다
*새로운 멤버 디자이너와 같이 리뉴얼한 PIEAT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우와 좋아요는 큰 힘이 됩니다!!!)
https://instagram.com/pieat_official?igshid=YmMyMTA2M2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