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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 Aug 28. 2024

임장견문록 - 송파구

나 역시도 처음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동네였다.

드디어 강남 3구에 와봤다. 무작정 사람들이 열렬히 좋아하니까 거부감이 먼저 드는 홍대병 환자지만 궁금은 했다. 뭐길래 그렇게 비쌀까, 뭐가 좋을까 내게 송파구는 롯데월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중구에 근무했을 때도, 마포구에 근무했을 때도 놀러 다니는 내게는 그렇게 갈 일이 많은 곳은 아니었다.


강남 3구 중에 강남은 놀러 많이 다녔고, 서초는 토플학원 때문에 3-4개월 매일매일 다닌 적이 있어 그나마 익숙한데, 도무지 송파는 익숙하지 않았다. 가보니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송파구는 강남권의 베드타운이자 서울 전역 중 가장 사는 사람이 많은 지역구 중 하나이기 때문이었다.


그 말인즉슨 나처럼 서울 전역을 놀러 다니는 사람들은 롯데왕국 빼고 별로 갈 일이 없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주거지역으로서 충실한 곳이라는 의미였다. 어쩜 내 기준에서는 놀기 좋은 동네로 연상되는 마포구(합정, 망원, 신촌, 상수, 홍대, 연남)와 정반대인 지역구라는 느낌이었다.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은어(?)가 참 많다 그중에서 항상 언급되었던 잠실 엘리트..! 엘리트는 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아파트를 뜻한다. 이름을 지으면서는 먼 훗날 이렇게 불리 울지 알고 지었을지 궁금할 정도로 절묘하게 잘 지었다ㅎㅎ


미리 얘기하자면 잠실은 중도 포기해서 대망의 잠실주공 5단지와 파크리오를 못 봐서 다음에 다시 한번 임장 갈 예정이다. 오늘의 잠실 임장은 일단 우성과 아시아선수촌을 시작점으로 했다. 아시아 선수촌 아파트는 이전에 정치계 인사들이 당선되면 하나씩 사서 유명하다고 했다. 보기만 해도 오래 됐을 거 같았지만, 뭔가 쾌적(?)하고 정돈된 느낌이었다.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한 느낌이어서 신기했다,,! 구축에서도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니!


그것과 대조되게 우성아파트는 내가 원래 익히 알고 있던 구축 아파트 느낌이었다. 그러나 리더님은 우성 사업성도 나쁘지 않다는 의견을 주셨다. 아파트도 아파트지만 이런 설명들을 듣는 재미가 확실히 있다. 걸어 다니는 도슨트 같은 느낌이랄까,


항상 대단지가 좋다고 하지만, 왜?라는 생각이 있었다. 많은 만큼 거래가 잘되는 것도 있겠지만 엘리트 아파트를 돌아보면서 아~ 이래서 대단지가 좋구나를 다시 한번 느꼈다. 단지가 크다 보니 확실히 안정적인 주거 지역인 느낌이 있었으며 특히 엘스와 리센츠에서 조금만 가면 공공재인 한강을 내 프라이빗 비치처럼 5분 컷 되는 동선이 부린이인 나에게도 압도적으로 좋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번 리더님께서는 상가도 중요하다며 상가도 하나씩 모두 둘러봤다. 그리고 아파트에서 직접 역까지도 걸어보며 사는 사람들만이 느끼는 환경들에 대해 설명을 강조해 주셨다. 엘스는 파인애플 상가라는 밖에서 보면 정돈되었지만 내부는 부평 지하상가 같은 느낌으로 상점들이 옛 식으로 입점해 있었고


리센츠나 트리지움 상가는 조금 더 현대식으로 편의시설들이 모두 갖춰져 있었으며 학원가와 가까웠다. 너무 더웠던 나머지 나는, 파크리오 가는 길에 에어팟과 핸드폰 배터리도 다 되어 보이스룸이 더 이상 들리지 않아 도중 하차하게 되었는데 그 부분이 아쉬워 되려 유튜브로 파크리오를 많이 찾아봤다. 그리고 여태까지는 나만은 용납할 수 없었던 양산과 줄이어폰의 소중함을 몸소 깨우쳤다 (차마 양산을 돈 주고 사기는 좀 그래서, 다음번 때는 우산을 양산인척 들고 갔다)


다음에 이렇게 무덥지 않을 때, 꼭 파크리오와 재건축 대어로 점쳐지는 잠실 주공 5단지, 장미아파트 그리고 헬리오시티는 다시 한번 가볼 예정이다. 그래서 이번 송파구는 반쪽자리 임장기지만 송파구 첫 번째 임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부린이고, 꽤나 지갑을 열지 않는 소비자인 내 눈에도 송파는 충분히 매력적인 지역이라는 점이다.


이런 부분이 반영되어 그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겠지! 돌이켜 보니 주변에 잠실 사는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입사하고 첫 팀 선배님들 중에 잠실에 사시는 분들도 여러분 계셨고, 교환학생 시절 만났던 친한 친구도 잠실에 살았다. 그들은 하나같이 모두 잠실을 찬양했는데 그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때는 공감 가지 않았던 이야기들에 긴 시간이 지난 지금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거 같다. 잠실 내 마음속에 저장~~~~~!  


송파구 한 줄 요약 : 나는 아닐 거야라고 생각 했지만 나 역시도 송파는 너무 살기 좋아 보였다. 내 기준 내가 좋아하는 주거 요건 중 하나인 공원(올림픽 공원, 잠원 한강 공원)도 있고, 엘리트 아파트 정도 살면 평탄하게 남부러울 게 없을 거 같았다.


아, 과연 나는 저런 곳에 살 수 있을까 싶다가도 뭔가 살 수 있을 것만 같다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다음 주 예고 : 어릴 적 명절 추억이 가득 담긴 이문동을 필두로 뉴타운 대단지 입주 임박, 모두가 기회라고 말하는 기회의 땅!! 동대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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