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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 Aug 22. 2024

임장견문록 - 강동구

핫하디 핫한 강남 4구, 강동구에 가보다.

이번엔 새로운 임장 사이트(?) 프로그램을 찾아서 가봤다. 전에는 1회성 클래스 같이 열렸다면 이번엔 일정 돈을 내고 월 멤버십 비를 내면, 그 안에서 유/무료로 열리는 임장을 갈 수 있는 방식이었다. 1회는 신청을 무조건 받아주는 제도가 있어서 거래량도 요새 언급 트래픽도 가장 핫한 강동구 임장을 가보려 했다.


전날 저녁 10시까지도 연락이 없길래, 안되는지 알고 늦잠 잘 생각을 하며 누웠는데 밤늦게 급하게 단톡방에 초대되었고, 마침 강동구를 리딩하시는 분은 그 사이트에서도 엄청 유명한 분이셔서 꼭 참여하라는 연락이 왔다. 다음날 아침 8시 30분까지 강동역 메가커피로 오라는 연락을 받았는데 토요일 아침 여덟 시 반까지 강동구에 오라니,,,


출근보다 더 빠른 알람을 맞추고 눈을 떴다. 눈을 뜨긴 떴는데 너무 피곤한 나머지 샤워를 하고 화장 대신 모자 쓰고 가야지 생각했는데 이는 현명한 판단이었다. 아마 화장했어도 이미 다 지워졌을 만큼 역대급 더위였다. 아직도 그 더위가 기억이 날 만큼..! 모자가 있어서 그나마 시껌둥이는 면했을 거다..!


그렇게 메가 커피에 도착했는데 이게 웬걸, 갔더니 저번 원데이 클래스와는 다르게 내 또래 분들은 하나도 없고 다 나보다 훨씬 나이 많은 분들이 계셨다. 내가 모자를 쓰고 입장하니 나보고 xxx천재님이시죠? 하며 몇 살 때 지은지도 모르겠는 내 네이버 닉네임을 불렀다.


아 여기는 닉네임으로 소통하는 세상이구나, 이럴 줄 알았다면.. 이렇게 이름대신 사용 되는 거면 닉네임을 새로 지었을 텐데 난 얼떨결에 우여니천재님이 되었다. (사실은 그중 제일 멍청이인데..ㅎ) 다행히 나처럼 젊은 20대도 한 명 있었는데, 그분은 아버지가 신청해서 임장을 가보라고 했다고 한다.


그렇게 거의 20명이 다 되는 사람들은 서로 자기소개를 하며 어디에 살고, 왜 왔으며 이걸 보는 목적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다. 본의 아니게 나는 그중에 완전한 젊은이에 속해버려서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시장을 지나면서도 천재님은 이거 과일 얼만지 모르지~ 이러면서 놀리시고 과일 값도 지역마다 천차만별이라며 오늘은 천재님 놀리는 재미로 다니면 되겠다고 하셨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이렇게 놀려도 주시고 절대 낯설지 않도록, 마음을 다해 환영해 주신 덕분에 어렵지 않게 입문하고 용기를 가지고 다음 임장도 신청할 수 있었다.


처음 성내동을 시작으로 성내동/천호를 돌아보고 차로 명일동/고덕 그리고 요새 최고 핫한 둔촌주공 5단지 재건축 올파포까지 돌아보는 일정이었다. 엄청난 코스인 거  당시엔 몰랐다. 나는 서울 25개 구 중에 가장 안 친한(?) 구 top5를 꼽으면 강동구가 속할 거 같을 정도로 이 지역을 아예 몰랐다. 그저 부동산 카페에서 고덕이 언급되는걸 본거 빼고는..


그 정도로 와본 적이 손에 꼽는데, 또 어렴풋이 기억이 스쳤다. 지인 분이 내 집마련 했다며 암사동에 초대했다는 사실..! 그리고 놀러 갈 당시에는 알지 못했지만 그 아파트는 암사동에서도 대단지로 유명한 선사현대였다.

이런 식으로 서울에서 10년간 옴팡지게 놀러 다닌 덕분에 안 가본 동네가 없으며 물론 상업지 위주로 아파트 촌은 잘 안 갔지만 대략적으로 이 위치가 이쯤이군이라는 감은 잡을 수 있었다.

 

성내동과 천호는 딱 내가 안 친한 강동구의 느낌이었다. 천호 로데오 거리는 많이 들었었고 공교롭게도 첫 부동산 강의 때 어떤 남성분이 질문도 했었다. 그 당시에 거기는 유흥가가 많은데 괜찮냐는 응답을 받았던 걸로 기억나는데 실제로도 그랬다.


그러다 암사동을 지나 명일동으로 갔다. 갑자기 다른 세상이 펼쳐졌으며 한영외고와 배재고 등 좋은 학군 지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 역시도 내가 경기도에서 고등학교를 알아볼 때 비평준화였기에 서울에 있는 5대 외고와 경기도 자사고들을 비교했던 어릴 적 기억이 있어 한번쯤 들어본 학교.. 그 학교가 여기군! 진짜 좋은 학군이군 하고 알 수 있었다. (역시 모든 경험은 다 쓸모가..)


그런데 강동구 임장날 날씨는 정말 미친 더위였다. 공복이라 배도 고프고 정말 힘들었지만 나보다 훨씬 연배가 있으신 분들이 이렇게나 잘 다니는데 힘들다고도 못하고 졸졸 따라다녔다. 그리고 밥시간이 되었다. 강동구 임장은 이 밥시간이 가장 잊지 못할 대화였다.


리더님은 내 옆자리에 앉아주셨고, 본인의 이야기를 해주셨다. 6년간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코로나라서 집합금지가 있을 때는 자동차로 다니시면서 1주일에 1번은 명절이고 뭐고 한 번도 빠짐없이 임장을 다니셨다고 했다. 오십이 넘은 나이에도 나보다 열정 넘치셨고 눈이 초롱초롱 빛났다.


지금도 본업을 하시면서 투자자로도 지내시고 독서와 본인이 생각한 공부루틴을 지키시며 사신다고 했다. 내가 왜 그렇게 까지 열심히 사시느냐고 물어봤다. 조금 생각하시더니 결핍이 성장을 만든다고 하셨다. 그 말을 듣는데 마음이 쿵 했다.


처음 본 사람에게 마음의 문을 잘 열지 않는데, 실패다. 짧지만 나도 살면서 가장 아프게 깨달은 사실과 똑같았으니 마음의 문을 열 수밖에,, 그리고는 내게 어리고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왜 부동산에 관심을 갖느냐고 물었다. 원래 같았으면 그냥요~ 하면서 가볍게 넘길 나지만 마음의 문이 열려 내 이야기를 술술 하게 되었다.


그래서 어릴 적부터 부모님이 자본주의와 부동산에 대해 목이 터져라 공부하라 했지만 듣지 않았던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갑자기 문득 부동산에 관심이 생기게 된 이야기까지 다 해드리게 되었다. 부동산 공부하고 싶은데 뭐부터 하면 좋냐는 나의 질문에 책 많이 읽으라고 해주셨다.


요새는 플랫폼들이 워낙 잘되어 있어서 나 같은 젊은이들이 빠르게 정보를 습득하고 투자를 공격적으로 잘한다면서,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천재님은 꼭 집사면 자기에게 알려달라고 하셨다. 밥 먹으면서 들었던 리더분의 진정성 어린 이야기에 정말 많은 자극을 받았다.


임장을 다니면서 사실은 배우는게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인생의 좋은 자극을 많이 얻었다. 그렇게 여운 짙은 식사가 끝나고 드디어 명일동을 둘러보고 고덕으로 넘어갔다.

고덕은 정~~ 말 신도시였다. 그런데 앞에 강서구에 적었듯이 나는 경기도 사람이라 이런 신도시가 익숙하다..! 본가인 우리 동네 옆 배곧 신도시도 이렇게 생긴 거 같은데 가격은 두 배도 넘게 차이 나니 정말 입지란 무서운 것임을 몸소 깨닫는 시간이었다.


짝꿍이 된 아주머니들은 고덕 너무 좋다며 살고 싶다를 연신 외치셨다. 이러니 커뮤니티들에서 많이 언급되는구나 싶었다! 그런데 이미 범접할 수 없게 고점으로 다다랐고, 고덕 그라시움 20억이니.. 게다가 전세가율이 아직 낮아서 갭투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올파포를 가는 도중에 나는 일정이 있어 나왔다. 나왔으나 2만 보 가까이 땡볕에 걸었더니 녹초가 되어 있었다.  나중에 올파포가 있는 둔촌동은 보러 다시 한번 오면 좋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 날 9호선에 시체처럼 널브러져 방전된 상태로 돌아오며, 마음에 울림이 있었던 이야기들을 회상하며 다짐을 했다. 나의 올해 목표는 서울 25개 구를 다 돌아보기!  


강동구 한 줄 요약 :  명일동 학군과 고덕 신도시, 고덕 비즈밸리 일자리와 9호선 호재까지 안 오를 수가 없는 지역, 이미 많이 오르기도 했고..! 쾌적하고 왜 강남 4 구인지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나와는 직주근접 전혀 아니고, 만약 본다면 투자용인데 내 가용 예산 범위에 들어올 수 있을까..ㅠ


다음 주 예고 : 내가 살고 있지만 가깝고도.. 먼 마포구편 (a.k.a 젊은이들의 최애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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