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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자까 Mar 23. 2021

제가 그만둬도 될까요...?


 사무실로 출근하는 행정 승무원을 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안락하게 누릴 수 있는 평일이 없다는 거였다. 비행만 할 때에는 물론 주말에 일하는 게 단점이기도 했지만, 모두가 출근하는 평일에 늦잠이나 실컷 자고 나와 한가한 카페에서 상점에서 거리에서 누리는 여유가 있었는데! 행정 승무원은 일반 회사원처럼 평일 나인투식스 일을 하고 주말에만 쉬다 보니, 내게 주어졌던 평일의 인생이 사라진 기분이었다.

 나인투식스로 일하고 집에 오면 책이고 밥이고 뭐고 녹초가 되어 뚱목이랑 배달 음식이나 시켜 먹기 일쑤였고, 나는 저녁이면 소파에 퍼질러 누워있던 뚱목이의 모습과 겹쳐갔다.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회사원으로 일하는 것도 졸라게 힘들구나."


 그때 만난 책, 『평일도 인생이니까』! 평일엔 일과 사람에 치이느라 즐거움도 행복도 좋아하는 일도 미루면서 주말만 기다리는 우리에게 평일도 인생이라고 말하는 이 제목부터 가슴에 팍 꽂히지 않는지? 부제는 심지어 (주말만 기다리지 않는 삶을 위해)...ㅠㅠ 소소한 평일 이야기가 술술 읽히면서도 꼭지 하나에 의미 하나씩을 담아낸 글이다. 보통 에세이에서 교훈적인 내용이 나오면 느끼하고 뻔해지기 마련인데 전혀 그렇지가 않아 읽으면서도 신기했다. 김신지 작가의 글은 이 책으로 처음 읽어봤는데, 너무 좋아서 전작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를 읽는 중이고 얼마 전에 나온 『기록하겠습니다』도 주문해서 받아보았다.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기록하겠습니다』의 목차를 살펴보면 #감정일기#계절기록#공간기록#여행일기 등 순간을 기록해두는 작가만의 방법이 소개된 듯하다. 아니나 다를까 지금 읽는 책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좋은 순간을 살면 좋은 삶을 살게 된다."

 평일에도 마땅히 누릴만한 소소한 행복을 미루지 않고 만끽하는 정갈한 삶의 태도를 보여주는 책, 『평일도 인생이니까』. 앞으로 에세이를 쓰면서 닮고 싶은 마음이 드는 글이었다.



https://www.instagram.com/flying_woop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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