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시 400만뷰를 기록한 강연의 주인공, 오현호 작가님이자 기장님. 강사로서, 동기부여가로서 꿈의 무대인 세바시에 오른 기장님을 부러워하자 기장님이 내게 말했다. "사무장님도 언제 한번 세바시에 나가셔야죠." 나는 곧바로 누가 듣기라도 하면 창피하단 표정으로 "제가 무슨 세바시예요~! 거기 대단한 사람들이나 나가는 곳이잖아요!"라고 말했다. 기장님은 그런 말이 어딨냐며 이렇게 말했다. "사무장님, 내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야 대단한 곳에 갈 수 있는 거예요." 잠시 벙찐 나는 바로 그 말을 노트에 받아 적었다.
이후로도 기가 죽거나 자신이 없을 때마다 노트를 뒤적이다 이 말을 발견하곤 다시 생각했다. '맞아, 오현호 기장님이 그랬지. 나부터 나 자신을 얕잡아보지 말자고.'
투고 원고가 거절당했을 때, 기장님은 아무 대가 없이 피드백을 해주셨는데, 그냥 한번 슥 보고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게 아니라 투고 원고 위에 빽빽한 글씨로 피드백한 내용을 가득 채워 다시 건네주셨다. 그러니 나의 첫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된 든든한 배경 중 하나로 오현호 기장님을 빼놓을 수 없겠다.
도움에 감사해 어쩔 줄 몰라 하면 기장님은 또 이렇게 말했다. "사무장님도 언젠가 다른 누군가를 도우면 되는 거예요."라고. 나는 그 말도 노트에 기록했다.
그리고 승무원을 그만둔 지금, 강의나 책으로 만난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어떻게든 더 도움을 주려고 애쓴다. DM에 마음을 담아 장문으로 답변해 주고, 연애 상담도 해주고(내게 왜 이런 것까지 물어보는지 모르겠지만?ㅋㅋㅋ), 자기소개서를 무료로 봐주거나 현직에 있는 다른 누군가를 연결해 주는 식이다.
기장님은 내게 다정하고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어 준 사람이고, 그러니까 당연히 내 책의 추천사를 부탁할 수밖에 없었고, 기다림 끝에 받아낸 추천사는 역시나 너무 멋진 문장들이었고, 와중에도 여전히 누군가를 도우며 살고 계시고, 나는 그래서 내 인생의 멘토가 누구냐는 말에 주저하지 않고 오현호라는 사람을 내세울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실패는 최선을 다하지도 않았으면서 실패라 단정하고 아무것도 깨우치지 못하는 것이다."_264p, 『부시 파일럿, 나는 길이 없는 곳으로 간다』, 오현호
이 문장처럼 나는 여전히 실패하고 있고, 더 많은 실패를 겪을 테다. 그러다 어쩌다 한번 찾아오는 행운에 더 크게 감사하고 깨우치고 싶다. 실패하던 그 가운데 오현호라는 작가님이자 기장님을 알게 된 행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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