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부가 살아가는 법
남편과 뮤지컬을 보러 갔다.
장거리 운전을 하고 바로 돌아와 공연을 보는 것이라 피곤하지 않을까 염려도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공연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되어 남편의 눈이 슬슬 감기는 거였다. 재미없는데 같이 와준다는 티를 내는 듯 점점 마음이 언짢아지기 시작했다. 혹시나 코 고는 소리까지 내며 꾸벅꾸벅 졸까 노심초사였다. 뒤에 공연준비를 함께 했을 교수님 가족들도 앉아 있어 더 신경이 쓰였다. 처음에는 아주 예쁘게 얘기했다. '여보~자지 마, 자면 안 돼!' 줄간 중간 깨워 소곤거리며 '여보~여보~자지~마~일어나!'계속 아주 계속 존다. 남편은 늘 이런 식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오지를 말지…싶은 생각이 들고 화가 나려 했다. 몇백 년 만에 공연을 보러 온 것이고 이런 문화생활이 안 맞는 사람인줄은 알고 있었다. 늘 집에 오면 손바닥 미디어 세상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회사 노트북을 미디어 해소책으로 쓰고 어쩔 땐 보지도 않으면서 두 가지를 다 켜놓는다. 미디어가 없으면 불안해하는 사람이다. 일반 문화생활은 꿈도 못 꾸는 사람이다. 나는 정반대로 미술관관람도 좋아하고 연극 보는 것 등 체험 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정말 신혼 초부터 안 맞는 다라는 생각이 들어 늘 이혼을 생각하고 살았었다. 그건 둘째고 남편은 무엇이든 보고 나면 비판을 늘어놓는다. 그럼 직업을 비평론자 같은 직업을 택하든지 쓸데없이 모든 것을 분석하고 해부하여 좋은 면은 말하지 않고 안 좋은 쪽만 자꾸 얘기하니 귀에 거슬렸다. 아이들 키울 때는 그 모습이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는 이야기를 들어 아이들 귀를 틀어막고 싶었다. 뮤지컬 공연 자체가 아는 교수님 제자 아이들 졸업 공연처럼 한해마다 준비해서 무대에 올리는 작품이라 얼마나 1년 동안 고생했을지 느껴져 안쓰럽고 대견하기까지 했다. 남편은 공연 이후 계속 수준 떨어진다느니~ 배우가 그렇게 없었냐는 둥~ 정말 귀를 틀어막고 싶었다. 나는 큰 아이 사춘기 때 상담을 공부했다. 그렇게까지 하니 남편이 이해가 되었지 안 그랬음~ 같이 안 살았을 것이다. 남편의 부정적인 사고, 뒤틀린 사고들, 쓸데없이 분석적인 모습들 나는 1년 365일 30년이 다 되어 가도록 들었다. 그 공부를 하기 전에 나도 같이 닮아 사람을 부정적으로 비판적으로 바라보았고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화살이 돌아갔다. 남편을 제일 비판적으로 분석적으로 바라보아 부족한 것 고칠 점만 눈에 들어왔다. 남편은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싶다. 가장 먼저 본인이 심판대에 올라가리란 걸 모르고 자꾸 가까이 있는 사람 앞에서 부정적 비판적 사고를 늘어놓는다. 이제 나이가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가니 조금 고칠 만도 한데 말이다. 그래도 늘 바깥에선 잘 웃고 생글생글한 인상이라 미움은 안 받는 모양이다. 우리 가족 앞에서만 그런 건가? 미스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