츤데레 큰딸

by 에스더

아침에 일어나 보니 컴퓨터 앞에 차량방향제가 놓여 있었다. 선물을 둘 사람은 큰 딸밖에 없어 긴가민가 했다. 몇 달간 냉전 중이기에 믿기질 않았다. 다시 재회하여 만나는 남자 친구에 대해 이야기하였더니 도리어 큰 소리를 친다. 그 이후로 딸과 나는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그것도 그런 것이 남자 친구 하나 때문에 핏줄 섞인 엄마에게 무례하게 구는 건 아니다는 생각으로 나도 자존심을 세운다. 생일 때 섭섭하다 할까 봐 말도 걸고 했더랬는데 본인이 멋쩍은지 말을 안 하고 피한다. '애도 아니고 유치해서... 나도 말 안 하고 만다!' 싶은 생각에 두고 보고 있다. 스른의 나이 다 되어 가며 아직도 애 같이 행동하니~ 내가 애를 잘못 키웠구나... 자책하기까지 했다.

세월이 약이겠거니 그냥 둔다. 괜히 애써 화해하려 했다가 도리어 사이가 더 나빠질 수 있으니 그냥 두려 한다. 우리는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소홀하고 소원하게 대한다. 가까이 있는 가족, 부부, 부모 자녀 간, 형제간, 더 관계가 어려운 법이다. 안 보려야 안 볼 수도 없고 참 불편하고 껄끄럽다.

나는 아직도 헷갈린다. 딸아이의 방향제가 무엇을 뜻하는지. 빨리 시집이나 갔으면 좋겠다. 본인 같은 딸을 낳아봐야 내 마음을 알지. 옛날 어른들 하시는 말씀이 틀린 말이 아니었다. 역지사지되어봐야 알지 않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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