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음양사> 광고의 숨겨진 촬영 뒷 이야기
8월 1일, 마침내 몇 달을 고생고생 준비한 <음양사>가 정식 출시를 하며 현재 서비스 중인 다른 대작 게임들과의 경쟁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다행히 오픈 후 1주가 지난 지금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며, 초반 흥행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휴우~정말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 모르겠다ㅋ)
모든 마케터들이 그렇겠지만 특히나 이런 대작 게임을 준비할 때의 그 부담감과 책임감이란 이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크고, 무거울 것이다. 다른 게임을 준비할 때의 몇 배의 압박과 무게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그칠 줄 모르는 관심(?)으로 마케터의 멘탈은 수도 없이 흔들리고, 붕괴되기를 반복하기 십상이다. 론칭 후에도 결코 끝난 것이 아니다. 마케터는 매일 매일 여기저기에서 실시간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기대와 우려를 들으면서 살얼음판을 걷듯 조심스레 데이터를 관찰하고, 다음 액션을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
당분간은 역시나 <음양사>의 흥행을 계속해서 이어가기 위해 더욱더 열심히 부지런을 떨어야 할 듯하다. 그래도 브런치에 최근 글을 너무 오래 안 올린 듯하여 출퇴근 시간마다 짬짬이 틈을 내어 지난번 <아무도 몰랐던 음양사X아이유 촬영 뒷이야기>에 이어 사전 단계부터 론칭까지 만들어진 <음양사>의 기묘한(?) 광고들의 숨겨진 뒷이야기를 한 번 들려줄까한다.
처음 <음양사>란 게임을 준비하면서 마케터로서 가장 고민스러웠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개성 강하고, 독특한 소재의 게임을 어떻게 광고로 만들어야 사람들에게 유치하지 않게 보일까에 대한 걱정이었다. 특히나 게임 광고의 경우 자칫 잘못 만들면 뭔가 아주 오래된 해외의 촌스러운 광고처럼 없어 보이기 십상이고, 모델들의 오버스러운 표정만큼이나 광고 자체가 매우 어색해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음양사> 뿐만 아니라 다른 게임을 마케팅할 때도 이러한 영상 또는 TV광고의 제작에는 마케터들은 정망 많은 심혈과 공을 들이게 된다.
<음양사>의 광고에 대해 고민하기 전 마케터들은 먼저 <음양사>란 게임에 대한 공부(?)부터 시작했다. 도대체 이 게임은 사람들에게 무엇을 이야기해야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마케팅의 본질적인 고민이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음양사>는 사실 마케터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마케팅을 해보고 싶은 매력적인 게임이라 생각한다. 게임 자체가 갖고 있는 개성도 너무 독특하고, 그래픽 뿐만 아니라 음악, 사운드, 게임성까지 정말 놀라울 정도의 디테일과 연출을 구현한 보기 드문 웰메이드 게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음양사>는 비록 캐주얼한 장르는 아니지만 마케팅만 잘하면 또 하나의 국민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과 희망을 마케터에게 충분히 줄 수 있는 게임이라 생각한다. (담당 마케터라서가 아니라 최근 몇 년간 담당한 게임 중 정말 최고의 퀄리티를 보여주는 게임이기에 ㅡㅡ;) 이렇듯 <음양사>는 게임성에 있어서도 자신만의 확실한 컬러를 가지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음양사'란 소재 자체가 주는 기존 게임들에게는 없는 기묘한 분위기와 매력도 사람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독특한 게임이기에 마케팅에 있어서도 더욱 큰 고민과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
다른 한편으로는 마케터로서 이 게임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보면 너무 독특한 소재로 인하여 기존에 <음양사>란 게임 또는 소재를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출시 소식만으로도 반가움과 충분한 기대감을 심어 줄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그만큼 실망감을 줄 수도 있고, 또 <음양사>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그냥 낯설고, 왠지 선뜻 접근하기 어려운 소재로 비칠 수 있는 가능성도 동시에 갖고 있는 묘한 게임이기도했다.
어쨌든 우리는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서 '음양사'를 알고 있는 코어 유저층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마음까지 모두 잡아야 했기에 마케팅팀은 정말 론칭 전부터 메시지 하나 하나까지 이 전혀 다른 두 타깃층을 고려하며 많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즉, <음양사>의 마케터들은 <음양사>란 소재를 이미 좋아하는 시람들도, 아직 잘 모르는 사람들도 모두 빠져들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어떻게든 주어진 시간 내에 찾아내야만하는 미션을 부여받았었다. 결국 우리는 어찌 보면 너무도 상반되는 두 타깃층을 모두 데리고 올 수 있는 비장의 카드가 필요하다 판단하고, 모델을 쓰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꺼내 든 카드가 바로 아이유였다. <음양사>의 신묘하고, 기묘한 매력을 너무 가볍지 않으면서도 대중적으로 임팩트 있게 전달할 수 있는 메신저로 아이유를 <음양사>의 모델로 선택하게 되었다. 사실 아이유의 경우 이미 <놀러와 마이홈>과 <카카오 게임별 / 별플레이어> 등의 모델로 다양하고, 귀여운 모습들을 사람들에게 카카오를 통해 연이어 보여주었기에 한편으로는 과연 다시 또 아이유를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과 우려도 역시나 있었다. 하지만, <음양사>란 게임의 독특한 매력을 대중적이면서 가볍지 않게 보여줄 적임자로 우리 팀은 아이유의 가능성을 믿었고, 또 아직 아이유가 사람들에게 미처 보여주지 못한 기묘한 매력을 어떻게든 다 함께 끌어내어보자는 생각으로 <음양사>의 모델로 결국 최종 확정하게 되었다.
모델까지 최종적으로 결정된 상황에서 이제 어떻게 광고를 만들어야 <음양사>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 줄 수 있을지, 무슨 이야기를 해야 되는지에 대한 본격적인 고민이 시작되었다.
마케터로서 앞에서도 잠깐 이야기했지만 <음양사>는 게임성 이외에도 마케팅적으로 할 이야기가 너무도 많은 게임이다. 세계적으로 2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즐기고 있는 이미 충분히 검증된 게임이고, 음악 또한 우메바야시 시게루라는 세계 최고의 영화음악가 중 한 명이 직접 작업에 참여한 대작이다. 성우 또한 일본 최고의 성우 수십 명이 참여한 말 그대로 모바일 게임에 있어서는 보기 드물게 디테일에 많은 공을 들인 블록버스터 게임이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물론 그리 크지는 않겠지만 <음양사>란 소재 자체도 소설, 영화 그리고 애니메이션을 통해 마니아층에게는 충분히 어필이 가능한 매력적인 소재의 게임이었다. 이렇듯 <음양사>는 좋게 생각하면 마케터로서 정말 할 이야기가 너무도 많은 게임이었고, 나쁘게 생각하면 이 중에서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해야 전략적으로 옳은 선택일지 판단이 잘 서지 않는 행복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게임이기도 하였다.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우리팀에 떨어진 미션 중 하나는 <음양사>를 좋아하는 마니아층의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모두 모아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마케터들은 이러한 불가능한(?) 미션에 대한 도전을 위해 고민하며 시간을 계속하여 흘려보내고 있었다.
마침내 내부적으로 계속되는 논의와 토론 끝에 마케팅에 대한 전체적인 방향을 어느 정도 정하게 되었고, 마케팅을 대행할 대행사 선정 작업부터 빠르게 들어가게 되었다.<음양사>의 경우 사실 마케팅 예산의 규모가 큰 게임인 만큼 이미 여러 대행사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던 게임이었고, 우리는 국내에서 그래도 한다 하는 온라인 대행사들과 인지도 높은 종합광고대행사 모두에게 경쟁 PT에 요청하였다. 광고 좀 안다면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5개의 회사들이 저마다 준비한 <음양사>에 대한 콘셉트를 가지고 왔다. 역시나 대부분 게임이 가지고 있는 기묘함과 스토리를 아이유를 통해 이야기하는 플로우의 비슷비슷한 내용들이었다.치열한 역대급 경쟁 PT가 끝나고 내부에서 마케팅팀과 유관부서들이 모여 치열한 논의 끝에 결국 대행사에게 양해를 구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나누어 2개의 대행사를 동시에 쓰는 방식을 선택하였다. 모바일 게임을 마케팅하면서 나도 이러한 선택은 처음 해보는 결정이었다. 어찌 보면 마케터로서 각 각의 영역에서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 보이고 싶은 의지의 반증(?)이기도 했다.
그렇게 대행사까지 정해지고, 구체적인 론칭 일정이 나오자 마케터들의 고민은 좀 더 구체적으로 시작되었다. 대행사와의 미팅은 계속해서 이어 젔고, 미팅 때 마다의 결론은 좀 더 고민해보자는 것이 결론인 힘든 시간이 한 동안 반복되었다. 참고로 우리는 대부분의 톱스타를 활용한 게임 광고처럼 모델이 게임 속으로 들어가 몬스터들을 물리치거나, 살짝 오버스럽게 웃으면서 즐겁운 표정으로 스마트폰을 들고 '같이하자'는 식의 광고는 처음부터 절대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이러한 점을 대행사에게도 충분히 설명하고, 회의는 또 다시 이어졌다. 다행스럽게도 시간이 지나자 조금씩 번뜩이는 아이디어들이 하나 둘 튀어나왔고, 만들고 싶은 영상의 개수도 점점 늘어만 갔다. 반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점점 줄어만 가고 있었고, 게임에 대해 거는 경영진들과 사람들의 관심은 눈덩이처럼 점점 커져만가는 상황이 이어졌다. (죄송~이 부분을 쓰다 잠시 필 받아 라임을 좀 맞춰봤다는 ㅡㅡ;)
그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팀 모두는 론칭도 하기 전 이미 지쳐가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래도 회사의 사활(?)이 걸린 게임이라 생각하며 서로 보듬고, 의지하며 하나씩 하나씩 해야 할 일들을 순차적으로 정리해 나갔다. 전체 마케팅 방향과 메시지를 다시 한번 정리하고, 각 각의 단계에서 필요한 영상들에 대한 스펙과 일정을 확정하였다. 이미 오랜 시간의 회의를 통해 어떤 영상을 만들면 좋을지에 대해서는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나와있는 상태였다. 이제는 이 중에서 어떠한 영상을 만들고, 어떤 순서로 공개하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만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다음 편에 계속...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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