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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인 Aug 08. 2017

카카오게임즈 <음양사>의 기묘한 광고 속 뒷이야기#2

기묘한 <음양사> 광고의 숨겨진 촬영 뒷 이야기

지난번 <음양사>의 본격적인 광고 영상을 제작을 하기 전까지의 과정을 살짝 장황하고, 지루하게 해보았다. 쓰다보니 아쉬운 말들이 자꾸 생각나서 생각보다 서론이 넘 길어진듯하다. 이제부터 진짜 <음양사>만의 기묘한 광고 영상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에 대한 숨겨진 뒷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천년을 기다린 기묘한 신작(神作)


마케터로서 딱 하나 고집스레 주장하는 것이있다. 모든 게임 마케팅은 반드시 게임 이상의 재미와 감동을 주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마케터로서 마케팅을 할 때 마다 매번 그러한 마케팅을 보여주지는 못하였지만, 어떤 게임을 담당하든 적어도 그러한 마케팅을 해보려는 이런 저런 시도와 노력은 꾸준히(?) 해왔다 생각한다. <음양사> 또한 물론 예외는 아니었다. 사전 예약부터 마케팅에 게임과 어울리는 하나의 스토리를 담아서 <음양사>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음양사>가 가진 매력과 재미를 하나씩 하나씩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이 게임을 담당하지마자 가장 먼저 한 것이 전체 마케팅 콘셉트와 스토리를 만드는 작업이었다. 사전예약과 CBT 그리고 론칭에 따른 각 각의 작은 스토리를 만들고, 그 스토리들이 개연성을 가지고, 전체의 하나의 이야기로 자연스레 이어지는 스토리라인을 구성하는 작업이었다.


'천년을 기다린 기묘한 신작(神作)'이 그렇게 탄생한 첫 메시지였다.

이는 <음양사>의 이야기가 천년 전에 시작되었다는 사실에서 착안하기도 했고, 또 신작이라는 단어를 활용하여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게임이라는 의미와 귀신들이 만들어가는 게임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은 나름 우리 팀의 야심 찬 메시지이자 슬로건이었다.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생각해야 하는데 ㅡㅡ;ㅋ)


어쨌든 그렇게 사전 마케팅에 대한 전체적인 방향을 결정하고, 가장 먼저 한 일이 티징을 만드는 일이었다.  <음양사>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짧고, 간결하게 티징 영상을 만들어 <음양사>를 임팩트있게 알리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음양사 티징영상(출처: 카카오 게임즈)

이 영상에서는 '음양사'와 '귀신을 부리는 자라'는 카피 이외에 다른 말은 필요 없었다. <음양사>가 뭐하는 사람인지에 대한 짧고, 강렬한 설명 이외에는 정말 아무 말도 필요치 않았다. 우선 <음양사>라는 어찌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 만나는 낯선 단어를 사람들의 귀에 익숙하게 들리게 만들고 싶었다. 이 영상을 통해서는 '귀신을 부리는 자'라는 정도의 의미 전달만 할 수 있어도 충분하다는 생각이었다.


다음으로 준비한 영상은 티징영상을 통해 '음양사? 귀신을 부리는 자?'라고 살짝 궁금증을 느끼는 사람들에 대한 대답이었다. <음양사>가 누구인지에 대해 좀 더 자세하고, 친절히 소개해 줄 수 있는 영상이 음양사편 영상이었다.

음양사 소개영상(출처: 카카오 게임즈)

이 영상을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세이메이 캐릭터와 가장 잘 어울리는 얼굴의 모델을 찾는 일이었다. 대행사에도 세이메이의 차가우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눈을 가진 모델을 찾으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들었다. 다음으로 <음양사>의 주인공인 세이메이의 의상을 어렵게 어렵게 공수하여 디테일을 올리는 작업을 하였다. 사실 처음 이 영상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실사 모델을 쓸 생각은 아니었다. 실사 모델을 쓸 경우 자칫하면 유치하거나 어색해 보일 수 있는 우려가 있어, 우리 팀은 그냥 원화를 바탕으로 한 애니 느낌으로 제작하려 했었다. 하지만, 보다 다양하고 퀄리티 있는 영상을 위해서는 실사 모델이 필요하다는 대행사의 의견을 신뢰하고, 결국 실사 촬영을 강행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렇게 탄생한 이 영상은 <음양사> 특유의 신비스러운 느낌을 최대한 해지지 않기 위해 현장 촬영은 물론 후반 작업까지 정말 많은 공을 들였다. 이 영상이 티징을 제외한 <음양사>만의 기묘한 영상의 첫 시작이었다.


참고로 이야기하면 이때 까지의 영상은 사실 <음양사>를 이미 알고 있던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곧 있을 예정인 CBT를 알리는 정도면 충분하다 생각했다. <음양사>의 정확한 CBT 결과를 얻기 위해 우리는 <음양사>란 게임에 관심 있던 사람들과 수집형 RPG 유저들을 먼저 집중하여 모으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기 때문에 메인 모델인 아이유의 노출은 이번에는 아깝지만(?) 살짝 숨기기로 결정하였다. 이때까지는 아이유보다는 <음양사>란 게임에 대해 포커스를 집중하고 싶었고, <음양사>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그냥 '음양사? 뭐지', '귀신을 부리는 자? 게임인가' 정도의 메시지만 심어줘도 충분하다는 생각이었다. ('왜 아이유를 모델로 한다 발표하고, 영상에는 하나도 안 나와요'라고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결국 CBT의 경우 이 두 개의 영상으로 이미 <음양사>를 알고 있고, 또 이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만 모아 모아서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충분히 거둘 수 있었다.


마케팅 전쟁의 시작은 사전예약부터!


이미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리니지2: 레볼루션>, <리니지M> 등의 초대형 IP를 기반으로 한 대작 게임들이 1년 사이 어마 무시한 마케팅으로 그 어느 때 보다 뜨겁운 경쟁상황을 만들어 놓은 상태였다. 요즘 각 게임사들의 마케터들은 신작 출시 때마다 이 거대한 두 게임 때문에 정말 피 말리는 하루하루를 보내며 마케팅을 고민을 하고 있다 들었다. <음양사> 또한 사전 예약부터 웬만한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으면, 우리가 원하는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자 대작으로서의 포지셔닝을 사람들의 마음속에 쉽게 각인시키기 어렵다 판단했다. 마케터로서 <음양사>를 올여름 최고의 기대작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사람들의 머리 속에 확실하게 심어줘야야 했고, 사전예약수와 같이 실제 수치상으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어야만 했다. 그래서 우리 팀은 마케팅의 모든 화력은 사전예약을 기준으로 준비하고, 장착해두었다. 마케터들은 사전예약 때 보여줄 영상에 대해 그 어느 때 보다 많은 고민을 하였다.


사실 이미 대행사와의 미팅을 통해 론칭 시 보여줄 광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정리가 완료된 상태였다. 남은 건 우리의 메신저이자 모델인 아이유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을 계속하던 상황이었다. 담당자 모두가 기존 게임 광고의 답습은 원하지 않았기에 영상제작의 어려움은 더욱더 클 수밖에 없었다. 결국 잘 풀리지 않은 아이유를 활용하는 영상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을 하기로 하고, 사전 예약 시 노출할 다른 영상에 대한 논의에 먼저 들어갔다. 결국 우리도 다른 게임들처럼 '우리 게임이 지금 사전예약 중이니 어서들 하세요'라는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다른 게임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던 우리 팀의 의지 더 쉽게 꺾을 수 없었다.


사전예약 때 노출할 영상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연스레 사전 예약을 할 수 있도록 이끌게 만드는 스토리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해 아이디어가 다름 아닌 '백귀야행' 콘셉트였다. 귀신 또는 식신(음양사의 명을 따르는 귀신)이라고 하는 소재가 게임을 구성하는 주요 콘텐츠인 만큼 천 년 전 헤이안 시대의 귀신들이 음양사라는 기묘한 세계를 항해 마침내 다시 행렬을 시작한다는 이야기로 영상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이 영상을 본 사람들로 하여금 자연스레 이 기묘한 행렬에 함께하게 만드는 당위성과 궁금증을 동시에 유발하려는 의도였다.


음양사 백귀야행편(출처: 카카오 게임즈)

이 영상은 사실 <음양사>라는 콘텐츠를 전혀 모르는 일반 사람들보다는 이미 <음양사>란 게임을 알고, 출시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영상이었다. 이 영상의 경우 전체가 원화와 작화로만 이루어진 영상이라 자칫하면 지루 할 수 있거나 전현 다른 게임으로 보일 수 있어 특별히 디테일에 많은 신경을 썼다. 그래서 영상을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게임 속 식신들의 행렬 뒤에 부산의 광안대교와 서울의 광화문 등을 그려 넣어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작은 장치들를 마련하였다.

미디어월 영상 캡쳐(출처: 카카오 게임즈)

또한 이러한 기묘한 행렬을 더욱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강남역이나 삼성역 통로에 노출되는 미디어월 소재 또한 새로운 시도를 하였다. 기묘한 행렬을 콘셉트로 하여 대부분의 게임들이 보여주는 단순 플레이 영상의 일반적인 노출이 아닌 통로를 따라 행렬하는 식신들과 음양사 캐릭터들을 활용하여 걸어다닌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음양사의 모습을 보여주는 T.P.O를 고려한 재미있는 영상(?)을 만들어 노출하였다.


다음 편에 계속...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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