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OG vol.11
우리의 일상과 인식 속에 자리 잡은 브랜드 대부분은 자신만의 독창적인 관점으로 차별화에 성공한 경우가 많습니다. 새로운 브랜드가 탄생하는 순간, 그 출발점에는 언제나 독특하고 새로운 가치에 대한 발견이 있습니다.
그러한 가치의 발견은 어떻게 일어나는 걸까요? 브랜드 그 자체가 되기도 하고, 브랜드의 정체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가치의 발견은 남다른 관점에서 시작됩니다. 관점은 브랜드만의 문제의식이 되고, 브랜드가 추구하는 미션이 되기도 하는 생각의 방향입니다.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문제 해결 방식에는 언제나 그 브랜드만의 관점이 녹아있습니다. 브랜드에 매력을 느끼는 고객도 브랜드만의 관점이 드러나는 문제 해결 방식을 '그 브랜드다운 어떤 것'이라고 느낍니다.
브랜드가 가져야 할 관점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우리 브랜드에 활용할 수 있을까요?
이번주 DLOG의 주제는 '관점'입니다.
관점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사물이나 현상을 관찰할 때, 그 사람이 보고 생각하는 태도나 방향 또는 처지“라고 설명합니다. 영어로는 point of view라고도 합니다. 관점이란 무언가를 바라볼 때, 목적성이나 방향성을 두고 본다는 의미입니다. 의도적 주관과 해석이 관점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브랜드 관점이란 '같은 것을 다르게 보는 브랜드만의 고유한 주관'을 의미합니다. '같은 것' 안에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갖는 생각을 포함합니다. 상식이나 고정관념이라고 불리는 일종의 당연함입니다. 당연함을 깨고 새로운 관점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당연함을 벗어날 때 그 안에 갇혀있던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책 <관점을 디자인하라>에서 저자 박용후는 자신을 스스로 관점 디자이너로 칭합니다. 관점 디자이너는 말 그대로 관점을 디자인하는 사람입니다. 저자 본인을 '당연한 것'으로 통용되는 기존의 사고방식이나 사고의 기준에서 벗어나, 생각의 방향과 구조를 바꾸는 작업을 의도적으로 시도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합니다.
브랜드도 다르지 않습니다. 저자가 자신의 역할과 문제 해결 방식을 '관점 디자이너'로 재정의 하였듯이, 브랜드 역시 자신의 존재를 남다른 문제 해결의 관점으로 재정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브랜드의 관점은 대부분 문제의식에서 시작됩니다. 고객 또는 창업자가 느끼고 경험하는 불편이나 결핍에서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영역을 발견하고, 남다른 문제 해결 방식을 생각해보는 것이 브랜드의 관점입니다. 브랜드 관점은 브랜드가 시도하고 달성하고자 하는 일을 정의하고, 스스로 그러한 일에 가장 적합한 존재이자 상징이 되기 위한 생각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게 풍요로운 시대에서 어떤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일은 그 자체로 차별화가 되기 어렵습니다. 남들과 똑같은 관점으로 브랜드 사업을 지속한다면 늘 더 저렴하고, 더 좋은 제품에 치여 설 자리를 잃기 쉽습니다. 브랜드가 자신만의 관점으로 문제 해결의 본질을 재정의한다면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 단순히 판매를 초월해 존재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선택받는 브랜드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ONLY ONE'의 포지셔닝은 그럴 때 가능합니다. 가장 좋은 것이 아닌 가장 유일한 것이 브랜드를 대체할 수 없는 존재로 만들어 줍니다. 브랜드가 자신들만의 관점으로 재정의한 문제의식과 문제 해결은 자연스럽게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줍니다.
브랜드의 관점은 브랜드 성장과 운영 방향을 결정하는데도 중심이 됩니다. 관점은 브랜드가 다양한 활동을 시도하거나 포기해야 할 때를 알려주는 구체적인 기준입니다. 고객을 바라보는 기준이며, 제품에 대한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브랜드의 관점이 잘 세워져 있으면 브랜드 운영에 필요한 모든 의사결정 과정이 명확해집니다.
브랜드의 관점은 올바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길에 만나는 다양한 어려움을 더 쉽게 극복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명확한 문제 의식은 혼잡한 환경에서 더 빠르고, 혁신적인 방법을 구상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관점에 따라 목적지를 향하는 지름길도 자주 발견하게 됩니다. 명확하고 고유한 문제 의식이 작은 기회도 큰 성과로 만들어 줍니다. 목적지 하나만 생각하면 가장 빠른 길이 우선이겠지만, 목적지로 이동하는 데 주관적인 관점이 있다면 편하게 가는 것도, 빨리 가는 것도, 경치를 즐기며 가는 것도 모두 정답이 될 수 있습니다.
브랜드의 관점은 업계 모든 경쟁자가 '늘 그래 왔던 방식'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차별화와 크리에이티브가 탄생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특이하고, 화려하기만 한 차별성이 아니라 브랜드만의 존재 이유를 고수하면서도 새로운 방식과 논리를 지극히 상식적인 인과관계로 재창조할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관점은 바라보는 기준점이 옮겨 가는 것입니다. 옮겨간 그 지점에서의 당연함은 그 자체로는 상식이지만, 관점이 이동하기 전의 시각에서는 매우 새로운 것이 됩니다. 이러한 의사결정이 모여 브랜드의 정체성을 만들어 줍니다.
브랜드의 관점이 주는 기회가 이토록 크다면, 우리는 어떻게 브랜드의 관점을 관리해야 할까요? 가장 중요한 태도는 '당연함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원래 그러하다'는 생각을 의심하는 것에서 브랜드의 관점이 시작됩니다. 관점은 당연함을 당연하지 않게 받아드릴 때, 비로소 다양한 가능성을 가집니다.
브랜드의 존재 이유를 브랜드만의 관점으로 재정의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유연하되 확고한 관점이 브랜드의 모든 방향성을 결정합니다. 유연한 생각은 새로움에 대한 가능성을 의미하고, 확고함은 문제 해결에 대한 브랜드만의 철학이 됩니다.
브랜드의 관점을 일하는 방식과 추구하는 가치에 적극적으로 반영해보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함께 일하는 브랜드 구성원에게 관점과 연결된 존재 이유를 부여하고, 구성원 스스로 브랜드의 관점과 하나가 될 수 있는 연결점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줘야 합니다. 구성원과 브랜드의 관점 사이에서 명확한 연결 고리가 발견될 때 구성원의 능력은 강력해집니다. 브랜드와 고객 욕망을 연결하는 전문가가 되는 순간입니다. 브랜드의 존재 가치와 고객의 욕망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게 되며, 그 사이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능동적으로 탐색하고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가능해 집니다. 마케팅 카피를 한 줄 쓰더라도 무엇을 강조할지, 무엇을 더고민해야 할지지, 무엇이 부족한지 보이기 시작합니다. 관점은 그러한 힘이 있습니다. 창업자가 아니어도 브랜드가 시도할 수 있는 일과 새로운 비전에 대한 통찰을 훨씬 자주 발견하게 됩니다.
아직 우리 브랜드만의 관점이 명확하지 않다면, 다른 브랜드의 관점을 관찰해 보는 것도 좋은 연습이 됩니다. 브랜드가 갖고 있는 문제 의식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관점을 가치로 전달하기 위해 어떤 노력과 시도를 해왔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브랜드의 행동이나 생각 그리고 여러 의도가 반영되어 탄생하는 다양한 결과물을 보면서 브랜드의 관점을 해석해 보는 것입니다.
"왜 이런 표현을 쓰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지?", 어떤 걸 보여주고 싶은 거지?" 등의 질문을 해보면서 누구나 관찰할 수 있는 현상속에서 브랜드만의 관점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연습은 다른 브랜드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이 됩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키워가야 할 브랜드에 대한 다양한 영감과 커뮤니케이션 노하우를 알게 해줍니다.
우리는 같음과 다름의 미묘한조화 속에서서 새로운 부가 탄생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이제 기술이 부족해서, 제품이 없어서 브랜드가 되지 못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실제로 제품의 탁월한 경쟁력보다 작은 생각의 차이가 큰 결과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경우를 더 자주 보게 됩니다. 모든 게 풍족한 시대다보니, 아이러니하게도 풍족하지 않은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세상에 필요한 브랜드는 나름의 존재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브랜드의 존재 이유는 그 브랜드의 남다른 관점에서 시작됩니다. 생각의 기준이 브랜드의 모든 것을 달라질게 할 수 있습니다. 존재 이유가 확실한 브랜드가 되려면 관점을 고정 관념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가능성을 개척하는 나침반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진정성있고 독특한 관점이 우리 브랜드를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뉴스레터 <DLOG>는 사람과 브랜드, 그리고 그 사이를 연결하는 커뮤니케이션을 다룹니다.
"인간 중심의 가치를 추구하는 브랜드가 비즈니스 세계에서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브랜드의 진정성 있는 고객 가치와 소통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DLOG는 사람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하는 브랜드의 여정을 탐구합니다.
사람들이 추구하는 변화를 포착하고, 그들의 삶이 더 나아지도록 헌신하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행동.
그것이 브랜드의 시대정신이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