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두 번째 스무 살
오래전, 싸이월드 도토리로 BGM을 사던 시절에
다이어리 기능을 통해 그날의 감정과 기분을
곧잘 글로 쓰곤 했었다.
술, 담배가 가능한 청소년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20대 초반의 다이어리는 정제되지 못한 날것의 감정이 폭주했었다.
돌이켜보면, 지방에서 대학을 다녔던 나는
지하철에서 기나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전공서적보다 소설이나 에세이로 도망쳤던 것이
크게 한 몫했다.
물론, 얼굴도 잘 기억나지 않는 연애 상대들도
그때는 무척 큰 이유였다.
그래서 훗날 싸이월드가 다시 부활되고 부끄러움에 이불킥을 날리는 상황도 오랜만에 부활했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나는 감정이 어려웠다.
내가 표현하고 말할수록 상황이 악화되거나
갈등이 심화되곤 했다.
솔직한 나의 마음에 사람들이 상처받았다.
감정적인 언행과 터져 나오는 눈물에 나약하다고 손가락질받았다.
감성에 빠지지 않기 위해
영화나 드라마를 보지 않았다.
TV를 거의 보지 않았고 보더라도
예능 위주로 시청하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 사색에 빠지는 것 같아서
책을 멀리하고 운동을 취미 삼아 시간을 보냈다.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나는 스스로가 절제되고 통제되어야 하며
이성적인 판단으로 상황을 보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그리고, 더 이상 글을 쓰지 않았다.
두 번째 스무 살이 가까워질 무렵,
갈등이 너무 싫었다.
원만하게 상황을 조율하기 위해
타인의 대한 배려가 중요했고
그것이 전부였던 나는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스스로가 가장 중요하고 다소 무례하게 짝이 없는 언행이지만 스스로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고 굽히지 않는 그 사람이 신기했다.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일 수 있지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봤다.
나는 자기중심적이긴 하지만
이타적인 사람이니까 라며 웃어넘겼지만
어쩐지 내가 나답게 살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스쳤다.
웃기게도 나를 떠난 어떤 사람을 계기로
생각보다 긴 시간 속에서 나의 절제와 통제 속에서 아무도 돌봐주질 않은 나를 발견했다.
그렇게 풍부하게 넘쳐났던 감정과 표현은 기억이 나질 않을 만큼 어색했다.
나를 돌보는 시간에 대해서 생각했고,
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적어 내려 가던
스무 살을 떠올리며
일상의 조각을 적어보기로 했다.
나를 위한 배려와 나를 위한 선택들로
조금씩 채워지길. 그리고 조금씩 나아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