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디높은 평범 때문에 스스로를 탓하지 않는다
아끼는 지인들과 함께 제부도로 글램핑을 갔었다.
예전에 사진이 취미였을 때
캠핑을 함께 했었는데 그 시절에 꽤나 고생해서
현재는 캠핑을 선호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어쩐지 편안한 그들과는
뭐든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현실과 절충(?)해서 글램핑을 떠났다.
나는 체질적으로 술이 받지 않는데,
그날따라 무슨 생각인지 술도 좀 마셨고
주정처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내뱉었다.
"나는 정말 평범하게 살고 싶었는데
이상하게 나는 그게 잘 안돼.
아주 오래전부터 나는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었어.
그냥 남들처럼 평범하게 일하고
연애하고 결혼하고.
나는 이 나이 정도 되면
그냥 자연스럽게 될 줄 알았어.
근데 하나같이 쉬운 게 없어.
뭐가 잘못된 걸까? 나의 노력이 부족했던 걸까?
아니면 내가 잘못 살아가는 걸까? "
묵묵히 듣던 지인이 입을 열었다.
"근데 있잖아. 평범의 기준이 되게 높아.
사람들이 잘 얘기를 안 해서 그렇지.
평범의 기준이 되게 높아. 쉽지 않다니까?"
듣고 보니 그랬다.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서
알아가고 맞추어가는 것도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이어가는 것도
이런저런 것들을 꾹꾹 눌러 담으며
자기 밥벌이를 하는 일도
마음처럼 되지 않는 육아를 하는 것도
미래를 생각하고 대비하는 하는 모든 것이
쉬운 것 하나 없는데
어쩌다가 그게 <평범>이라는 단어에
숨게 되었을까
그리고 그 평범에 도달하지 못한
내 스스로를 또 자책하고 있었구나
높디높은 평범 때문에
스스로를 탓하지 않기로 했다.
평범하게 그 무엇 하나 해내지 못한 나지만
불멍 하다가 마시멜로우를
새까맣게 불태워먹는 나일지라도
나는 맛있게 먹고 또 하루를 감사하며
스스로를 탓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