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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day Jan 29. 2021

모두에게 편한 의자는 없다. 나에게 맞는 의자만 있다.

세상만사는 양면성이 있다. 착하고 편한 남자 친구는 상남자 다운 맛이 없다. 착하고 좋은 직장 선배는 카리스마 있게 팀원들을 휘어잡지 못한다.

하지만, 거친 남자 친구는 가끔씩 고집불통이다. 자신의 주관이 센 만큼, 남의 말을 잘 듣지는 않는다.

카리스마로 팀원들을 컨트롤하는 직장 선배는 팀원들의 관계보다는 일의 성공 여부가 더 중요하다. 자연스럽게 자신보다 밑에 있는 사람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한다.


내가 군대 시절 모셨던 두 분의 대대장님이 계셨다. 한 분은 한 씨고, 다른 분은 오 씨였다. 한 씨 대대장님은 일처리는 꽤 거친 편이었다. 하지만, 큰 틀과 방향을 잡아주시고, 디테일한 부분은 밑에 사람들에게 맡겼다. 하지만 오 씨 대대장님은 디테일한 것부터 신경 쓰기 시작했다. 보고서 양식부터 만지기 시작하더니, 기존의 발표 방식이나 문서 정리 방식도 본인만의 스타일로 할 것을 강요했다.


한 씨에게 익숙해져 있던 우리들은 꽤 애를 먹었다. 한 씨의 생각 중 기본 베이스는 ‘밑에 사람들이 많이 고생하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새로 온 오 씨는 달랐다. 우리들이 자꾸 편하게만 일처리를 하려 한다며, 쉬지 말고 계속 일할 것을 은근히 강요했다.




이렇게만 보면 오 씨는 나쁜 사람, 한 씨는 좋은 사람으로 보이지만 조금만 더 들어가 보자.

한 씨는 평소에는 말도 조곤조곤, 예쁘게 하셨다. 하지만, 본인이 정한 방향과 큰 틀에서 벗어난 일처리를 볼 때는 정말 불같이 화를 냈다. 소리도 시원하게 지르시고, 우리를 앉혀놓고 잔소리만 2시간 동안 한적도 있었다.


이와 달리, 오 씨는 큰 방향과 틀이 없고, 세세한 것 까지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려고 했다. 밑에 있는 사람들은 점점 생각 없이 시일만 하기 시작했다. 하는 일에 재미가 사라졌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줄어들고, 위에서 시킨 것만 하니 바보가 된 느낌도 가끔씩 들었다. 일할 맛이 사라진 것이다.


세상만사는 양면성이 있다. 또 어떤 것도 정답은 없다. 다만, 나와 맞는 스타일인가 아닌가로 구분할 수는 있다. 개인적으로는 한 씨 대대장님이 나와 잘 맞았다. 내가 능동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고, 결과물에 대한 성취감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정답은 없다 할지라도, 개인적인 취향은 있다. 모두에게 편한 의자는 없다. 나에게 맞는 의자가 있을 뿐이다. 다만, 남이 좋다고 하는 의자도 내가 불편하면 얼른 일어나서 옆에 의자에 앉아 봐야 한다. 그래야 불평불만 없이 인생의 남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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