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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day Apr 08. 2021

자신과 다투기

 부모님은 학창 시절 공부를 잘했었다. 그래서 당연히 자식들도 공부를 잘하길 원했다. 부모님은 옛날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성공 공식에는 공부를 잘해서 좋은 곳에 취직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래도 시험을 못 봤다고 혼내시거나 꾸짖지는 않으셨다. 다만, 실망한 것이 너무나도 눈에 보였다. 그래서 나에게 공부는 부담으로도 다가왔다.


형은 공부를 잘했다. 그래서 항상 본의 아니게 형과 비교를 당했다. 공개적으로 비교를 당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속으로 시기와 질투를 했던 것 같다. 스스로 열등감을 키우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열등감은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모든 것에 만족했다면, 다양한 도전을 시도한 나는 없었을 것이다. 열등감이 있었기에 그래도 펜을 들어 공부를 하려 했고, 공부 외에 다른 세상이 궁금하여 다양한 아르바이트에도 도전했었다. 더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해 아르바이트한 돈을 모아서 배낭만 짊어지고 다른 나라로 떠났다. 마냥 부모님이 칭찬만 해주시고, 노력하지 않아도 결실을 주셨다면 지금처럼 부지런한 나는 없었을 것이다.


니체는 말했다. 도전은 다른 대상이 아닌 자기 자신과 맞서는 행위라고. 나이가 드니 다른 사람과의 비교가 줄어든다기보다는 크게 타인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다. 남들이 어떻게 살든 별 관심이 가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도 나에게 그렇게 크게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았기 때문일까. 인간이기에 비교는 할 수밖에 없다만, 20대 때는 비교로 힘들어했다면, 이제는 비교로 인해 괴롭지는 않다. 금방 ‘그래 나 정도면 괜찮지’라고 중심을 잡는다. 꽤 무던해졌다. 이런 내가 가끔 좋을 때가 많다.


아들러는 성공과 행복에 집착하지 말라했다. 성공에 집착할수록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했다. 행복과 성공은 의식적으로 이루려 한다고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보다 더 큰 목표에 헌신할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부산물이라 했다. 두 번 세 번 읽어도 맞는 말이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운동을 하기보다는 운동을 하다 보니 행복해졌다. 주 3회 정도는 아침에 뛰려고 노력하는데, 아침 6시에 뛰고 나서는 한껏 자존감이 올라간다. 목표했던 3km 달리기에 성공하면, 그 순간만큼 나는 승리자요, 인생에서 성공한 사람이다. 불확실한 세상에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결실을 얻은 사람이 된다.


목표를 설정하고, 공부를 하고 있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실력’이다. 합격할 수 있고, 된다고 생각하고 공부하는 것과 스스로를 끊임없이 의심하며 공부하는 것의 결과는 다를 것이다. 오히려 된다고 믿는 것 자체도 능력이다. 의심하지 말고 스스로 된다고 생각하자. 때로는 믿음이 결과를 만들 때도 있다. 그 믿음이 나를 공부하고, 행동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현실에 안주하기를 즐겨하는 뇌의 멱살을 붙잡고 오늘도 책을 편다. 편안한 안주함을 즐기는 뇌를 도전에 적응시키기 위해 오늘도 목표를 상기하고 책을 편다. 매일매일이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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