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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day Aug 14. 2021

서른, 인생이 내 맘 같지 않구나

부동산, 주식이 폭발적으로 올라 '벼락 거지'라는 말이 생겨났다. 재테크에 아예 관심이 없었더라면 모를까 애매하게 공부하고, 애매하게 알고 있던 나에게 작년과 올해의 '불같은 시장'은 더 큰 고통으로 다가왔다.


비록 소액으로 주식투자를 해서 조금의 수익은 맛봤다. 주변에 비교하자면 귀여운 수익이었다. 먼저 결혼을 하고 자리를 잡은 친구들이 산 아파트는 천정부지로 올랐다. 나도 기회가 우연히 생겼지만 부동산에 대해서도 대충만 알고 있었기에 용기 있게 매수하지 못했고, 멍하니 보고 있는 사이 이미 기회는 날아가버렸다.


속절없이 시간은 갔다. 하고 싶은 것이 가득하던 이십 대가 지나고, 결국 서른이 되었다.


세상과 하직할 것은 아니니 이왕 이렇게 된 것,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 노력한다. 비록 이번 시장은 놓쳤지만 최근 시장에서 겪은 경험으로 다음 위기가 오면 공포에 매수하리라 다짐해본다. 실패에서도 배운 것이 있으면 그것은 실수가 아니라 시행착오다.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던 서른이 되고나니 '나는 뭘 이뤘지?' 생각해본다. 돈 잘버는 대기업에 들어간 것도 아니고, 전문직이 된 것도 아니다. 아예 공부와 뜻이 없었으면 사업이라도 했을 터인데, 그러지도 못했다. 말은 재미있게 하지만 그렇다고 유명 유투버가 된 것도 아니다. 그저 월급쟁이가 되었고, 그 사이 돈만 조금 모은 것이 전부다. 자연스럽게 생각이 많아진다


그렇다고 지나간 세월을 한탄하고, 기회를 놓친것에 대해 한숨만 쉬고 있을 수는 없다. 앞으로 남은 날들이 더 많기 때문이고, 그래도 아직 큰 기회가 몇번 남았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세번은 기회가 온다고 하지 않았나.


생각만 하고 손가락만 빨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실천하지 않고 고민만 하는 것이 최악이다. 생각이 많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지 아는 사람에게 잡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저 할 뿐이다.


'타고난 재능이 없음을 한탄하는 것도, 다른 사람의 성과를 평가 절하하거나 부러워하는 것도 지금 나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타고난 재능은 없으나 타고난 성실함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고, 고뇌보다는 실천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 수 있으며, 타인의 삶이 아닌 온전히 내 삶에 포커스를 맞추고 살아야 한다는 깨달음이 생겼다'



딱 서른이 이상과 현실이 만나는 지점 같다. 경험상 20대 때는 꿈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았다. 직업도 바꾸고 싶으면 금방 바꿀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서른이 되고 나니 무엇 하나 쉬운 게 없다는 것을 몸소 느낀다.


직업을 바꾸기 위해서는 공부를 하거나 취업준비를 해야 하는데 직장을 다니면서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다. 직업을 그만두고 준비하고 싶어도 된다는 보장이 없으니 쉽게 결정할 수 없다. 그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재미를 찾는 수 밖에는 없다.


큰 성공과 유명세는 포기하고,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기 시작한 것은. 정말로 내가 원하는 직장은 아니지만, 그래도 월급을 주는 회사가 고맙게 느껴진다. 내가 월급값만큼 일하지 못해도 월급은 꼬박꼬박 나온다. 나 같은 모 지렁이 들도 써주는 회사와 사장에게 감사하다.


예전에는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믿음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다는 걸 안다. 그렇다고 해서 막 슬프지는 않다. 원래 세상은 내가 원하는 것이 다 이뤄질 수 없다. 안 되는 걸 계속된다고 붙잡고 있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그렇다고 염세적이고, 부정적으로 세상을 비난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되려 내가 작은 가진 작은 것들에게 감사하고, 만족감을 느낀다.


 '행복해야지, 행복해야지'라고 아무리 주문을 외우고 행복한 모습을 상상 한다한들 행복해질 수 없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 지금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 지금 내 모습에 만족하는 그 순간 행복은 찾아온다. 이래서 행복은 내 주변에 있다고 했구나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말자고 미국에 왔지만, 나는 넓은 바다에 떠 있는 작은 섬 안의 더 작은 우물 속에서 살고 있었다. 바다에 멋지게 적응한 개구리가 되지 못하는 내가 실망스럽고 한심했다. 그러다 나와 비슷한 고민과 생각으로 살아가는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러면서 깨달음이 왔다.


 우물 안에서 불행하게 사는 개구리가 문제였다. 우물이든 바다든 행복하게 살면 된다. 내가 아닌 바다 개구기라 되려고 하지 말고, 바다 개구리가 된 척하지 말고, 그냥 나로 행복하게 살면 된다. 그러면 내가 있는 곳이 어디든 그로 인해 불행해지지 않는다'



아이유같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돈도 많이 번 연예인들도 우울감이나 부정적인 생각이 문득 들 때가 있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아이유는 벌떡 일어서서 몸을 움직인다고 한다. 지금의 부정적인 생각들은 거짓된 감정이고, 몸을 움직이면 없어지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청소를 한다거나, 이때까지 미뤄왔던 택배를 뜯는다고 한다. 그렇게 몸을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잡생각은 사라진다고 했다.


다 가진 것처럼 보이는 그들도 사람이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절대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그러니 힘들거나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마다 아이유를 떠올리자.



'서른 살을 나답게 살아 내면, 마흔 살엔 더 단단해진 진짜 나를 만날 수 있다!'



나도 나의 삼십 대를 나답게 살아가고 싶다. 때로는 지질하고 돈도 없어서 궁상맞을 때도 있지만, 이것조차 나의 모습인걸 어떡하랴. 대신 남의 인생을 사느라 시간낭비는 절대 하지 않으려 한다. 그래야 잘 안됬을 때도 남 탓을 하지 않으니까. '아 쫌 그냥 하자!'



'생각이 많은 서른 살에게'를 읽고...(음영처리된 곳은 발췌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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