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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day Aug 04. 2022

점심시간 헬스장에 갔더니...


고등학교 때까지 정말 말랐었다. 밥은 많이 먹어도 활동량이 많았는지 살은 안붙었다.

한 날은 부모님께서 말씀하셨다.



'우리 집안에는 크게 비만인사람이 없다. 그러니 아무리 많이 먹어도 넌 살 안찔거야'



순수한(?)마음에 그 말을 철썩같이 믿고, 대학시절 정말이지 '와구와구'먹었다.

엇. 그러더니 어느새 앞자리가 7로 바뀌고, 8로 바뀌고, 9로 바뀌고 있었다.




뭔가 잘못됨을 감지했다.

그래도 살이 찌는 것과 별개로 운동은 꾸준히 했다. 주 3회는 헬스장에 갔었다.

깨작깨작 하더라도 꾸준히는 갔었다. 조금이라도 하고 집에 왔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몸이 좋아지거나 살이 빠지지는 않았다.





사실 나에게는 마지막 보루가 있었다.

바로 '군대'였다. 늦은 나이에 입대했다.

군대는 정말 살 빼기 좋은 구조다. 물론, 본인이 노력하지 않으면 더 찌기도 쉬운 구조다(살 찌는 냉동 음식들이 많다)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 밥은 거의 안먹고 반찬만 먹었다.

대략 10kg을 뺐다. 다시 앞자리 8로 돌아갔다. 체지방률이 13%까지 떨어졌었다.



군대를 전역할 즈음에 헬스장이 불에 탔다. 말 그대로 화재가 났다.

전기 합선으로 인해 헬스장은 전소되었다. 정말 깔끔하게도 탔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전역할 즈음에 몸을 만들고 사회로 나가려던 나의 계획은 무산되었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군대 헬스장에서 1시간 정도 운동하고, 출근을 했었다. 그 루틴이 무너지니 자연스럽게 살이 쪘다.

전역할 때가 되니 또 몸이 통통하게 불어있었다. 군대 가기 전과 비슷해졌다(......)



다이어트는 평생 숙제라고 했던가. 이제 사회로 돌아왔으니 다시 헬스장에 등록했다.

사실 이제 2주차다. 직장이 많은 곳이라 그런지 헬스장에는 젊은 직장인들이 정말 많았다.

그러다 어제 우연히 점심시간에 헬스장에 갔다.

당연히 식사시간 때라 사람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큰 오산이었다.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생각해보니 사람들이 식사시간을 이용해서 헬스하러 온 것이다. 물론, 끝나고는 샐러드나 빵처럼 간단한 것으로 떼우겠지.



정말 충격이었다.

사실 최근에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었다.

'다 이렇게 사는 거지, 어떻게 일하면서 헬스도 하고 몸매 관리도 하겠어, 군대 아니면 살 빼기 힘들지'

이런 안일한 생각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사람들은 꼭 군대라는 특수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시간을 쪼개어 자기 관리를 하고 있었다.


정말 많이 반성했다. 사회에서는 맛있는 것도 많고, 회식도 있을 것이고, 친구도 많나야 하고... 갖은 핑계를 대면서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었다. 부끄러웠다.




그런데 열심히 해야지! 라는 감정, 생각은 며칠가지 못한다. 그래서 '시스템,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 퇴근하고 열심히 공부한다음, 9시 30분에는 헬스장에 가서 한시간 운동을 하고 와야겠다. 20분 정도 런닝하고 40분 정도 웨이트하면 딱 맞다. 무리하면 오래 못한다.



사실 며칠전 안하던 스쿼트를 무리하게 했더니 지금 며칠째 허벅지가 안팎으로 난리다. 계단 올라갈 때 나도 모르게 신음이 새어나온다.



밖에서도 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도 변화는 충분히 가능하다. 대신 의지만 있으면 안된다. 시스템과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아무생각없이 해야 한다. 다시 한 번 희대의 명짤을 보면서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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