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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day Aug 01. 2022

젊은 직장동료들끼리 회식한 썰


며칠 전 젊은(미혼) 직장 동료들끼리 회식을 했었습니다.

20대와 30대가 어우러진 자리였죠.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지만, 기억에 남는 대화 주제는 '여름 휴가 때 무엇을 할 것인가' 였습니다.



그 때 6명이 있었는데 5명은 휴가 계획이 이미 철저하게 정해져 있었습니다.(나머지 한 명은 접니다) 아무래도 젊은이들이다 보니 축제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워터밤, 빠지가기, 싸이 흠뻑쇼 가기...



저도 물론, 친구들과 1박 2일 정도로 펜션에 조용히 소주 한 잔을 적시러 가긴 합니다. 여름 휴가 때 며칠 정도 쉬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하니까요. 잘 쉬는 것도 능력이죠!


그런데 위의 사진처럼 콘서트나 근교의 물놀이를 하러가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두 가지 이유 때문인데요.


첫번째, 돈이 조금 아까웠습니다. 콘서트는 당연히 광클에 실패했을 것이고, 웃돈을 주고 사면 몇 십만원은 깨질 것입니다. 또 근교의 빠지같은 곳에 가면, 물놀이 비용 따로, 숙소 비용 따로 이것도 몇 십만원은 우습게 깨질 것 같았습니다. 차라리 그 돈으로 부동산 강의 하나를 더 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번째, 시간이 조금 아까웠습니다. 퇴근하고 나면 지칠대로 지쳐 두 세시간 집중해서 부동산 공부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모처럼 가지는 여름 휴가기간동안에 노느라 시간을 보내면 너무 아까울 것 같았습니다. 출근도 안하는 여름 휴가를 이용해서 이때까지 못했던 강의 정리들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지 않기로 선택을 했습니다....(저도 신나게 놀 자신은 있습니다....)




회식은 계속되었습니다.

맥주를 기울이며 이야기하다 동료 한 명이 저에게 물었습니다.

-형은 이번 여름에 뭐 보러 안가요?



생각해보니 저도 보러갈 것이 있었습니다. 충청도 임장을 계획 중이었거든요. 천안에 아파트 구경하러 갈 생각이었습니다. 또 추가적으로 할 게 있었습니다.


'나는 강의 3개 정도 듣고 / 전국 부동산 시세조사를 해보고/ 임장을 다섯 군데 갈 예정이야...' 라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 괜히 부동산 공부한다고 소문내서 좋을 것이 없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냥 얼버무리며 대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 나는 그냥 여름에 집에서 쉬고, 친구들끼리 펜션가서 잠시 놀다 올 생각이야.

-아, 그러시구나.....


솔직히 직장 동료들이 흠뻑쇼, 물놀이 등을 가는 것이 조금 부럽기는 했습니다. 뭔가 젊음을 잘 즐기는 것 같았고, 저는 되려 도태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치 인스타의 화려한 모습을 보고 기죽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남을 부러워하는 것이 어리석은 생각인지 알고 있습니다. 아마 제가 20대 중반만 되었어도 바로 흠뻑쇼나 빠지로 떠났을 것입니다. 남들 하는 건 또 해봐야되는 성격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어느 순간부터 친구들과 매일같이 술 먹고, 아무 의미 없이 버리는 시간들이 참 아깝다느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처럼 재미있다는 생각도 잘 안듭니다. 그렇다고 제가 대단한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집에서 책을 보거나 글을 쓰고, 부동산 강의를 듣는 것이 끝나고 나면 더 기분이 좋습니다. 참 희한하긴 합니다. 예전에 저는 상상하지 못한 모습입니다.



물론, 그들이 공연과 물놀이를 간다고 해서 그들이 한량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도 그들의 삶의 모습이 있고, 저도 제가 원하는 삶의 모습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것저것 다 하려고 하면 이도저도 안되는 것은 확실합니다.



삶은 방향성이고 선택이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저와 발령 동기가 있었습니다. 제가 나이는 한 두살 많았지만 그 친구도 마냥 어린 나이는 아니였죠. 같이 열심히 일했습니다. 어느날, 그 친구가 중대발표를 할 것이 있다며 저를 불러서 핸드폰을 보여주었습니다.


-형, 나 테슬라 샀어

-우와...(진심 부러움)


실로 부러웠습니다. 테슬라라니.. 오토 파일럿의 테슬라라니.... 자율주행차라니... 전기차라니...



사실 그 며칠 전에 저는 갭으로 아파트를 하나 샀습니다. 제 인생 첫 번째 투자였지요. 월급이 똑같으니 비슷한 시기에 친구는 테슬라를 사고, 저는 아파트를 샀습니다. 훗날 결과야 어떻게 될지는 모릅니다. 그 친구가 테슬라를 사고, 만족감을 느끼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크게 성공할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테슬라를 산 그 친구를 보면서 '아..! 인생은 선택이고, 책임이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저는 대출 이자를 갚고, 그 친구는 테슬라 할부금을 갚겠지요. 결국 자신의 선택한 길에 자기가 책임만 지면 됩니다. 남에게 피해만 안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선택했습니다. 몇 달, 몇 년 간은 부동산 공부도 열심히 하고, 투자도 진행하자고요. 인생은 한 번 뿐이라 여러 가지 삶을 살 수 없고, 다른 사람의 삶을 살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삶을 동경하느라 보낼 시간도 없습니다. 직장동료들을 보면서 번뇌가 생기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노선을 바꿀 생각은 없습니다. 나는 나의 삶, 그들은 그들의 삶이 있으니까요...!


정신승리에서 1승 챙기고, 할 것 하러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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